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CJ 고위관계자 등 ‘프로듀스X101’ 관련 입건자를 다 합하면 10여 명 정도 된다”고 밝혔다. 입건된 10여 명에는 5일 구속된 ‘프로듀스’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도 포함됐다.
이 청장은 “공정사회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획사들의 의혹, 향응 수수, 고위관계자 개입 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건자들은 14일 검찰에 송치될 전망이다. 이로써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은 종영 4개월여 만에 명확한 사실로 밝혀졌다. ‘프로듀스X101’ 시청자들은 7월 19일 마지막 생방송에서 제작진이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 등을 고발했다.
경찰은 10월 30일 업무방해·사기 등 혐의로 안준영 PD 등 ‘프로듀스’ 제작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1월 5일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및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을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안준영 PD 등 2명의 제작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안준영 PD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 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40차례 넘게 접대를 받았고, 한 번에 수백만 원씩 1억 원 이상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파악 중이다. 안준영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 3번째 시즌인 ‘프로듀스48’, 올해 방송된 4번째 시즌인 ‘프로듀스X101’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고 시인했으며 2016년 방송된 첫 번째 시즌 ‘프로듀스 101’ 시즌1, 2017년 방송된 두 번째 시즌 ‘프로듀스 101’ 시즌2 관련해서는 조작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 고위관계자들까지 입건되며 Mnet과 모회사인 CJ ENM도 대중의 비판을 비해갈 수 없게 됐다. Mnet과 CJ ENM 측은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의혹이 불거진 후 납득 하기 어려운 무책임한 입장을 내놓거나 제작진 개인의 일탈 등으로 치부하는 듯한 이른바 ‘꼬리 자르기’ 행태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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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