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시 논란’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0세 소녀 이모 양의 동시집 ‘솔로 강아지’의 내용이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솔로 강아지’ 방금 읽어 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이라며 “읽어 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 한 동시가 아니다”고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가했다.
진 교수가 지적한 문제의 시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이란 제목의 동시.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 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 / 머리 채를 쥐어 뜯어 / 살코기로 만들어 떠 먹어 /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 가장 고통스럽게”라는 내용이다.
진 교수는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것”이라며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하다”고 이 양의 시를 옹호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그냥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서슬퍼렇게 도덕의 인민재판을 여는 대신에…” 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진 교수는 “근데 아이가 너무 조숙한 듯”이라며 “그림 형제의 언캐니(uncanny)한 동화+카프카스러운 세계감정이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지 않다. 내가 해봐서 하는데, 더럽고 치사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며 “그 더러움/치사함/잔인함의 절반은 타고난 동물성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절반은 후천적으로 애미/애비한테 배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출판사는 논란이 된 시집을 전량 회수해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전날 밝힌 출판사의 입장에서 “‘솔로 강아지’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고 시중에 유통되고있는 ‘솔로 강아지’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가지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사진 = 서울신문DB (잔혹동시 논란)
연예팀 seoule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