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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주자와 공화당 지도부, 백악관은 물론이고 유엔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까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백악관이 ‘트럼프 낙마’의 선봉을 자처하는 형국이어서 자칫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과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등 또 다른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딜레마’에 빠진 공화당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면서도 백악관의 노골적 개입에는 반발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다.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트럼프의 발언이 무슬림 공동체를 자극해 자칫 극단주의자들의 추가 도발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백악관이 특정 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사실상 ‘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 각료들도 일제히 “건설적이지 않다”(존 케리 국무장관), “무슬림 사회와의 연대를 저해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반한다”(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며 트럼프를 성토했다.
멕시코계 이민자 성폭행범 비유 등 트럼프의 각종 논란성 막말에도, 그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공화당 지도부도 트럼프의 막말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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