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Fox International Productions, 이하 FIP)’의 샌포드 패니치 대표는 26일 서울시내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할리우드의 최근 동향을 이렇게 전했다. FIP는 할리우드 주요 스튜디오인 20세기폭스의 해외 투자 담당 부서다. 폭스는 이번에 한국영화 ‘런닝맨’ 제작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제작비 전액을 댔다.
패니치 대표는 “5년 전부터 폭스가 해외 투자를 시작할 때 한국은 (투자지역) 리스트 1순위에 있던 나라”라고 밝히며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최근 한국영화에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지 전했다.
”할리우드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드보이’(2003)를 보고 나서 해외 작품에 눈을 돌리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굉장히 독특한 영상미를 갖고 다가온 작품이어서 한국영화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 촉매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 지사와 매주 연락하며 한국 박스오피스 현황을 얘기하는데, 지금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다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FIP는 현재 11개국에서 50편에 달하는 현지어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패니치 대표는 여러 나라들 중에서도 특히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중국, 일본, 인도 시장에 모두 참여하고 있고 아시아가 굉장히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특히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한국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유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어요. 한국은 다른 어떤 시장보다 배울 게 굉장히 많습니다. 미국 폭스 본사 시사실에서 영화를 많이 보는데, ‘괴물’이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봤을 땐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했어요.”
그는 “이번 첫 투자를 시작으로 좋은 한국어 영화를 만들어서 한국 시장뿐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영화인들을 발굴하겠다”며 “좋은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투자하는 한국영화 1호 ‘런닝맨’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누명을 쓴 남자가 경찰 추적을 피해 서울 도심을 누비며 벌이는 도주극을 그렸다.
패니치 대표는 “이 시나리오를 처음 검토했을 때 굉장히 흥분되는 도주 액션이 서울 한복판에서 이뤄진다는 콘셉트 자체가 재미있었다. 또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잘 묘사돼 있는데, 두 가지 요소가 적절히 조합이 돼 있어서 좋은 작품이 되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연배우 신하균 캐스팅과 관련해 “좋은 감독을 찾으려고 한국영화를 처음 본 작품이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런닝맨’을 받았을 때 신하균을 다시 보게 돼 기꺼이 결정하게 됐다”며 “이 영화에서도 신하균이 정말 멋진 연기를 보여줬고 내가 세트 촬영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갈비뼈가 부러졌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하는 걸 보고 정말 열정적이고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런닝맨’의 미국 개봉 여부에 관해서는 “한국어로 제작된 영화여서 우선 한국에서의 흥행이 가장 중요하고, 다른 시장에서도 어필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최대한 배급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영화는 오는 4월 개봉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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