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일 거라”라 예상하고 우연히 책을 접했던 ‘여배우들’(2009)의 이재용 감독은 실제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소설의 분위기에 휩쓸려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초고속으로 늙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영화적으로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않아 마음을 접었다.
그러나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등의 영화로 아카데미 분장상을 3회나 수상한 그레그 캐넘이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시나리오를 읽고 고개를 끄덕인 송혜교(32)와 강동원(33)도 영화에 합류했다.
다음 달 3일 개봉할 예정인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이야기다.
송혜교와 강동원, 이재용 감독은 4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 촬영을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17세에 예상치 못하게 엄마가 됐지만 당찬 성격으로 아들을 보살피는 미라 역을 맡은 송혜교는 아직 미혼이지만 “모성애 연기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연기하진 않았다”며 “모성애를 다룬 다른 영상들을 보며 따라 해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시나리오의 느낌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우리 어머니를 롤모델로 삼아 연기했어요. 아이를 대하면서 친구처럼 연기하자고 생각했어요. 매일 아름이(극중 대수와 미라의 아들)를 만나서 촬영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저절로 친구 같은 감정이 생겼어요. 억지로 감정을 만들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그는 “미라의 캐릭터가 마냥 어둡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며 “평소 내 성격과 비슷해 연기하는데 편했다”고 덧붙였다.
’일대종사’(2013), ‘태평륜’(2014) 등으로 외유하고 나서 3년 만에 국내 영화계에 복귀한 송혜교는 장준환 감독의 중편 ‘러브 포 세일’(2010) 이후 강동원과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4년 전에 만나서 지금껏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요. ‘러브 포 세일’ 이후에는 사적으로 만났기에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잘 몰랐어요. 강동원 씨는 자기가 맡은 캐릭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요. 제가 놓치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조언해줬습니다. 사적으로 만났을 때보다 일로 만났을 때 더 멋있는 것 같아요.”
30대로 접어든 송혜교는 작품을 많이 하지 못한 20대가 아쉽다며 더 많은 작품을 할 30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20대는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30대 때부터는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작보고회 같은 이런 자리에 와야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평소에는 나이를 인식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어리다고 생각하고, 철도 들지 않았어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작품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요. 20대 때 더 많은 작품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요. 요즘은 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