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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으로 1천300만 관객 동원의 감독과 배우로 각기 자리매김한 윤제균과 김윤진이 베를린영화제를 취재 중인 기자들을 만났다. 이 영화는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받았다.

영화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오른쪽)과 배우 김윤진이 8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 시내 한 호텔에 차려진 베를린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제시장’은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받았다. <br>연합뉴스
두 사람은 일요일인 8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 시내 한 호텔에 차려진 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품 해설과 영화제 참여 소감을 밝혔다.

윤 감독은 먼저 연출 계기를 질문받자 대학 재학 시절 일찍 부친을 여읜 사실을 소개하며 “평생 일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세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고 시작한 작품”이라고 답했다.

김윤진도 “평생을 바쳐 일한 아버지 세대를 관통하는 영화이자, 한국 역사상 매우 중요한 시기를 다룬 영화”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윤 감독은 작품에 등장하는 나비의 의미를 묻는 말에는 “주인공 덕수 아버지의 영혼”이라고 말하고 한국전쟁 이후 이룬 한국의 경제발전과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을 견주고서 “이 모든 게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한 부모 세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젊은이가 이런 현실을 모르는데, 독일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역사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의 핵심 코드인 ‘가족’의 문제와 관련해선 전후 남한 내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이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사연을 전하며 “원래 프로그램이 3시간짜리로 기획됐으나 가족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열망 때문에 6개월로 연장돼 역사상 가장 긴 생방송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도 설명했다.

김윤진도 “나는 1983년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 당시 뉴욕에 살았는데 엄마, 아빠가 하루는 TV를 보시며 펑펑 울고 계셔서 왜 그러시냐고 여쭸더니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상봉 얘기를 해주셨다”면서 “이런 역사적 사건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헤어져 살아야 하는 가족들의 보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 기자가 ‘국제시장’을 독립영화로 오해한 채 ‘미국에서 드라마 작업을 하는 것과 한국에서 독립영화 작업을 하는 것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좋은가’라고 묻자 “국제시장은 독립영화가 아니라 대규모 영화”라고 바로잡았다.

그녀는 이어 “한국 영화시장은 만만치 않다. 드라마와 영화 작업 모두 좋다. 정작 중요한 것은 배우로서 많은 사람에게 계속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져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연기 철학을 밝혔다.

윤 감독은 “세계적 영화제에 초청받은 것은 생애 처음으로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영화제 주최 측에 사의를 표했고, 김윤진도 “영화제를 떠나 베를린 자체가 초행길”이라며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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