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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권력자 ‘제닌’은 전편에 이어 다섯 분파 모두에 해당되면서 또 해당되지 않는 ‘다이버전트’들을 위험한 부류로 지목하고 체포령을 내린다. 여기에 ‘트리스’와 그녀의 연인 ‘포’, 분파체제를 거부한 무분파가 반란군을 조직해 전쟁이 시작된다. 대규모 전투나 숨 가쁜 액션신이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주인공들이 여러 분파를 거치며 한 단계씩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 꽤 흥미진진하다. 각 분파들이 민족이나 인종, 국적을 토대로 구성된 사회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은 인상적인데, 분파별 특징을 살린 정교한 세팅과 의상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 어떤 면에서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동일하고 유의미한 가치를 위해 규범을 세우고 그에 따라 질서를 유지해 나가는 방식은 이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영화는 분파체제가 개인의 다양성 및 자유를 담보함으로써 유지되는 문제, 이들이 하나의 집합체로서 유기성을 잃고 배타적으로 변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외부세계로부터 온 메시지 박스를 열기 위해 트리스가 시험대에 오른 ‘다이버전트’ 시뮬레이션 또한 다섯 가지 미덕을 고루 갖춘 인간을 찾기 위한 것이다. 디스토피아를 벗어나는 열쇠는 결국 자유와 균형에서 발견된다.
한편 ‘헝거게임’ 시리즈와 함께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고 있는 소녀 영웅서사가 친근하게 어울린다. 스물세 살의 셰일린 우들리는 이전까지 봐 왔던 할리우드 여전사들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로 영화의 선도를 높인다. ‘다이버전트’에서는 다소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중성적이면서도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트리스를 넉넉히 표현해 냈다. SF 장르에도 뉴제너레이션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증명하는 발랄하고 감각적인 작품이다. 2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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