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예상에는 각 극장이 나름대로 정교하게 개발한 지표가 동원된다.
줄거리나 스타일과 같은 영화 내적인 요소뿐 아니라 시사회 반응, 극장 손님들의 기대치, 계절 특성, 경쟁 환경, 해당 영화와 비슷한 다른 영화들의 성적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이런 예상치가 잘 들어맞을 때도 있지만, 많게는 예상치보다 11배 많은 관객이 들기도 하고 적게는 5분의 1 수준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예상 외 대박 낸 ‘비긴 어게인’, ‘님아’, ‘인터스텔라’
11일 CJ CGV에 따르면 이 극장은 작년 8월 개봉한 다양성 영화인 ‘비긴 어게인’에 30만명이 들 것으로 사전에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343만명이 관람해 예상치의 1천143.3%에 달하는 성적을 냈다.
작년 11월 개봉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예상을 뛰어넘는 ‘대박’을 친 영화다.
CGV는 이 영화를 50만명이 볼 영화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960% 많은 480만명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다녀갔다.
올해 2월 개봉한 외화 ‘킹스맨’은 200만명짜리 영화로 점쳐졌지만, 296.5% 많은 593만명이 들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한국영화 ‘명량’은 예상부터 ‘1천만 관객’ 영화로 점쳐졌는데, 실제 성적은 그보다도 좋았다. 1천761만명이 관람해 176.1%의 성적을 낸 것.
’흥행 보증수표’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변호인’도 예상치인 650만명보다 174.9% 많은 1천137만명을 모았다.
우주와 관련한 다소 난해한 이야기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는 600만명을 모을 것으로 전망됐다가 실제로는 1천27만명을 모아 외화로서는 3번째로 ‘천만 클럽’에 가입했다.
◇ 기대 이하 성적 ‘미스터고’, ‘그레이의’, ‘우는 남자’
예상이 빗나가면서 배급사와 극장을 동시에 울린 영화도 여럿 있다.
2013년 7월 개봉한 ‘미스터고’는 감독의 이름값이나 제작비 규모, 컴퓨터그래픽(CG) 등 여러 요인에서 흥행이 점쳐졌던 영화다.
CGV도 이 영화가 700만명의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예상은 빗나갔고 당초 예상치의 19% 수준인 133만명이 드는 데 그쳤다.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는 관객 180만명이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36만명(-500%)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치고 말았다.
’아저씨’로 성공했기에 기대를 모은 이정범 감독의 신작 ‘우는 남자’도 기대치(300만명)보다 500%나 적은 60만명밖에 모으지 못했다.
디즈니 영화 ‘숲속으로’는 438.7% 적은 34만명, 한국 청춘영화 ‘노브레싱’은 377.8% 적은 45만명에 그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엑소더스’에도 예상보다 298% 적은 151만명이 들어 블록버스터로서는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강경호 CGV 프로그램팀장은 “관객 수 예측이 맞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한다”며 “입소문이 빠른 시대라 영화의 콘텐츠가 관객을 모으게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