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제목과 다르게 백악기 후기 공룡 세상을 구현한다. 바닷속 지배자 모사사우루스와 땅 위의 최상위 포식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비롯해 벨로키랍토르, 갈리미무스, 트리케라톱스, 프테라노돈 등이 스크린을 헤집고 다닌다. 여기에 다른 공룡의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인도미누스 렉스’까지 등장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공룡’이라는 뜻으로 고도의 지능을 갖추고서 포식이 아닌 유희로 살상을 즐기는 잔혹한 존재로 설정됐다. 거대한 섬에 설계된 테마파크에서 탈출한 유전자 조작 공룡과 인간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새로운 생명체의 탄생을 관장하겠다는 인간의 오만과 이익에 눈먼 탐욕, 그리고 그에 대한 경고, 공룡과도 친구처럼 교감하며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권선징악적 전형성이다. 그동안 이 시리즈물이 반복해 왔던 서사를 되풀이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오마주라는 명분으로 영화 곳곳에 ‘쥬라기 공원’ 관련 이미지를 깔아 놓았지만 과거의 화려했던 추억을 되살리려는 안간힘처럼만 비친다. 이번에야말로 진짜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시리즈물이다.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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