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처절한 연기를 보여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각종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차곡차곡 수집해오고 있어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오스카와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디캐프리오가 4전5기에서도 실패한다면 그 이유는 레드메인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레드메인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2연패한 세 번째 배우가 된다. 스펜서 트레이시(1937~38년)와 톰 행크스(1993~94년) 두 명만 갖고 있는 기록이다.
레드메인 못지않게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연기도 빛난다. 스웨덴의 떠오르는 별이다. 남편의 진정한 자아를 화폭에 담아내며 비로소 화가로 각광받지만 한편으로는 남편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고뇌하고 갈등하는 역할을 인상 깊게 소화해 낸다. 비칸데르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첫 오스카 도전이다. 재미있는 점은 골든글로브에서는 여우주연상 후보였다는 것이다.
영화는 시각적인 면에서 관객들에게 무척 흥미로운 경험을 전달한다. 두 주인공의 직업이 화가라서 그런지 회화적인 접근법을 보이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다. 그저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다. 원근법을 강조한 건물 전경이나 거리에 인물을 자주 배치한다. 하다못해 물결에 비친 항구 풍경 등에서도 미술 교과서에서 나오는 작품들을 보는 느낌이다. 119분. 청소년관람불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