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 첫 밴드, 첫 음악의 경험을 풋풋하게 풀어낸다. 전작들에 견줘 가족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다. 중산층 가정의 막내 코너는 아버지가 실직을 하는 바람에 멀쩡하게 다니던 학교를 떠나 빈민가의 ‘싱 스트리트’로 전학 간다. 몇몇 친구들은 텃세를 부리고, 목사인 교장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앞뒤가 막혔다. 코너는 영국 런던에서 모델이 될 거라는 라피나(루시 보인턴)를 만나고 한눈에 반한다.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밴드를 하고 있다고 허풍을 치며 뮤직 비디오에 출연해 달라고 부탁한다. 급한 대로 학교 친구들을 모아 급조한 밴드 이름은 ‘싱 스트리트’. 부모가 불화를 겪고 있는 집이나 학교나 답답한 것은 마친가지. 코너는 라피나에게 영감을 얻어 자신의 노래를 만드는 데 열중한다. 허술하지만 진지하게, 당대 인기 밴드들을 흉내 내며 뮤직 비디오를 찍는 장면이 백미다. 합주, 공연 장면 또한 이보다 더 흥겨울 수 없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이 성찬이다. 1980년대 활동 경험이 있는 뮤지션 게리 클라크와 협업을 했다. 게리 클라크가 빚어낸 극중 코너의 자작곡들도 빛나지만 모터헤드, 듀란듀란, 더 잼, 홀 앤 오츠, 더 큐어, 클래쉬 등의 주옥같은 노래가 곳곳에서 영롱하게 빛난다. 코너가 자신의 장르를 미래파라고 말하는 것처럼 시대를 앞서간 음악들이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