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봉하는 김진원 감독의 ‘암전’은 폐가와 폐극장, 저주받은 영화와 귀신 등 전통적인 소재로 관객을 몰아간다. 8년째 공포 영화를 준비하던 신인감독 미정(서예지 분)은 어느 날 “너무 잔혹해서 관객이 보다가 심장마비로 죽고, 상영조차 금지된 영화가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영화를 찾아 나선 미정은 우여곡절 끝에 영화를 만든 재현(진선규 분)과 만나지만, 재현은 “영화에 대해 잊어버리라”고 경고한다. 경고를 뒤로하고 영화의 실체를 추적하다가 끝내 폐극장에 얽힌 놀라운 진실을 마주한다.
영화는 언제 어디서 귀신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어둠을 십분 활용했다. 공포감을 높이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활용했다. 미정이 영화를 찾아나서는 과정이 마치 추리소설 같다. 다만 귀신의 등장 신이라든가, 이야기 전개가 기존 공포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눈에 띄는 독특한 연출이 보이고, 미정으로 분한 서예지의 열연이 돋보이지만, 다소 뻔한 결말이어서 아쉽다. 86분. 15세 관람가.
영화는 가톨릭 신부의 구마의식을 소재로 한 여느 영화와 달리, 사람 몸에 악마가 빙의하는 게 아니라 악마가 사람 모습으로 변신한다고 설정했다. 공포의 대상이 가족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성동일, 배성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라 섬뜩한 연기를 제대로 보여 준다. 감독은 “가장 편안하고, 가장 믿을 만한 가족이 가장 무섭다는 부분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한국식 변주를 주긴 했지만, 서양식 구마의식은 역시 생소하다. 특별출연 형태로 필리핀에서 중수의 스승이 온다는 부분은 없느니만 못하고, 이야기 전개 역시 후반으로 갈수록 늘어지는 감이 있다. 113분. 15세 관람가.
14일 개봉한 대만 공포영화 ‘인면어’는 물고기 속에 봉인된 악귀가 깨어난 이후 기이한 살인 사건이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유명배우인 비비안 수가 간만에 열연을 펼친다. 우연히 인면어를 발견한 뒤 사건에 휘말리며 점차 피폐해지는 모습을 소름 끼치게 연기한다. 2015년 개봉한 ‘마신자-빨간 옷 소녀의 저주’와 ‘마신자2-빨간 옷 소녀의 비밀’(2017)의 전작(프리퀄)에 해당하는 영화다. 114분. 15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