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건물까진 500m 언덕 더 가야
화기 무장한 경호처와 몸싸움 우려
공조본도 인력·장비 총동원할 듯
관저 앞 탄핵 찬반집회 인원 더 몰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는 ‘전운’이 감돌았다. 대통령경호처는 관저로 향하는 문기둥에 쇠사슬을 새로 묶고, 돌돌 말린 철조망 여러 겹을 담장과 건물 사이에 설치하는 등 ‘철벽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다. 대통령 관저 일대가 침입이 불가능한 ‘요새화’됐다. 조직의 명운이 걸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은 특공대 투입이나 견인용 특수차량 투입 등 할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해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차 체포영장 집행 땐 유혈 사태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저 일대는 1차 체포영장 집행 이후 날이 갈수록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됐다. 관저로 향하는 도로 앞을 가로막은 철문 주변을 비롯해 관저 벽돌 담장에도 뾰족한 가시가 튀어나온 여러 겹의 철조망이 설치됐다.
우선 경찰과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가장 먼저 지나야 하는 정문은 이전보다 경비가 한층 더 강화됐다. 특히 관저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한남초등학교 옆길도 방벽 때문에 허가를 받아야만 통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이곳을 지나면 가로세로로 겹겹이 세워진 버스로 만든 ‘차 벽’과 철조망이 등장한다. 안쪽에도 다시 버스 3대를 후방으로 주차해 둘러싸 삼중 사중으로 벽을 만들었다. 경찰과 공수처가 실제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는 이 저지선에 경호처 직원 등으로 구성된 ‘인간 벽’도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2차 저지선에도 군용 소형전술차량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이 여러 대 주차돼 길목을 막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 때는 이곳에도 ‘인간 벽’이 세워질 가능성이 크다. 1차와 2차 저지선을 뚫은 이후에도 윤 대통령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관저까지는 400~500m 정도의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1차·2차와 유사하게 SUV 등을 세워둔 차 벽이 있는 3차 저지선에는 경호처 인력이 총동원된 최후의 ‘인간 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찰과 공수처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마지막 체포 시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용 인력을 최대한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다리나 견인 차량으로 ‘차 벽’을 무력화시킨다고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인간 벽’이다. 경호처 직원들이 개인 화기로 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무리하게 끌어내다 돌발 상황이 벌어지거나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경찰은 유혈 사태를 방지하고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간 벽을 해체할 형사기동대 등 강력범죄 수사와 체포에 특화된 인원 보강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저 인근에서 이어지고 있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와 찬성 집회도 일대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신홀 앞 보도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윤석열 체포”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후부터는 촛불행동과 윤석열퇴진운동본부 등이 합류하면서 집회 인원이 더 늘었다.
전날 영장 재발부 소식 이후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신자유연대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밤샘 집회를 이어 갔다. 이들은 ‘부정선거 아웃’, ‘가짜국회’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며 “대한민국 지키자”,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나모(71)씨는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관저 인근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거나 현직 국회의원들이 관저 앞을 막아설 경우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진·송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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