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피디(조PD, 본명 조중훈·42)가 자산 가치를 부풀려 양도해 상대 회사에 피해를 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판사는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피디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조피디는 자신이 대표로 있던 연예기획사 A사가 거듭 적자를 내자 2015년 7월 소속 가수와 차량 등 자산을 또 다른 연예기획사 B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엔 자신도 B사에 최소 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존 A사 소속 연예인들에게 투자한 12억원을 지급받는 조건도 포함됐다. 근속연수에 따라 자신이 최대 20억원까지 B사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받는 내용의 합의서도 작성했다.
조피디는 이 계약을 통해 소속 아이돌그룹에 발굴·육성 명목으로 투자한 선급금 11억4400여만원을 B사로부터 지급받았다.
그런데 조피디는 계약 과정에서 2014년 5월 해당 아이돌그룹의 일본 공연으로 자신이 2억7000여만원을 벌어들인 사실은 상대방 회사에 알리지 않았다. 만약 B사가 미리 알았다면 일본 공연대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면 될 일이었다.
조피디는 상대방 회사에 “내가 해당 아이돌그룹에 투자하고 받지 못한 선급금이 약 12억원이다”라며 “이 돈을 지급해주면 이 아이돌그룹과 전속 계약상 권리와 의무를 모두 양도하겠다. 아이돌그룹이 수익을 내면 선급금을 (B사가) 회수하면 된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사 측은 조씨한테 속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이 회사는 이듬해 4월 “사업 양수 시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투자금 규모를 기망해 회사에 3억원 상당 손해를 입혔고 손해 복구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며 임원으로 재직하던 조피디를 해임했다.
이에 해당 재판부는 “해당 아이돌그룹이 받은 금액은 B사가 조피디에게 지급한 전체 선급금의 약 23%에 달한다. B사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PD는 1999년 ‘In Stardom’으로 데뷔해 다수 히트곡을 남겼으며 블락비 등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