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고심 끝에 만난 영화. 부모님이 가장 흐뭇해하세요.”
수애와 스릴러라니. 그동안 영화에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그에게 무슨 변화가 생긴 걸까. 범죄스릴러물 ‘심야의 FM’은 영화음악실 DJ 선영(수애)이 딸의 악화된 건강 때문에 그만두려는 순간. 정체모를 청취자 동수(유지태)에게 위협을 받으면서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 발라드가수가 댄스가수 선언을 한 것이라고 할까. 많은 여배우들이 거론됐고 강한 내용 때문에 다들 꺼려했다고 들었다.
1년전에 처음 봤을 때 고사했던 작품이죠. 당시 극중 ‘싱글맘’이라는 설정에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서 포기했거든요. 그러다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촬영중이던 영화가 여건상 무산됐어요. 이후 다시 시나리오를 봤는데. 용기가 생겼어요. 운명처럼 다시 만났죠.
- 유지태와 첫 호흡인데 어땠나.
유괴범과 피해자죠. 극중 상황 때문에 감독님께서 ‘둘이 많이 친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뭐 그럴 수가 있나요.(웃음) 지태오빠하고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감탄했어요. 무엇보다 상대 배우를 배려해주는 느낌과 열정이 다른 분들하고는 조금 달랐어요.
- 부모님께서 이번 영화를 특히 흡족해 했다고 들었다.
네. 감정선을 따라가는 연기가 마음에 드셨대요. 시사회 끝나고 집에 가니 엄마는 “내 딸 왔어?”하며 반겨주셨고 아빠도 “뿌듯하다”고 하셨어요. 두 분이 같이 보셨는데 특히 엄마는 “앞으로 시나리오 보지 말아야겠다. 다 읽은 뒤 영화를 봤더니 내용을 알아서 긴장감이 덜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제 저도 시나리오를 꽁꽁 숨겨두려고요. 엄마가 꼭 몰래 (시나리오를)훔쳐보시곤. 엉뚱한 곳에다 놔서 가끔 찾느라 정신이 없기도 하거든요. 하하.
◇“‘빵!’ ‘두!두!두!’ 액션수애. 뒤돌려차기만큼은 자신 있어요”
요즘 수애의 스케줄은 살인적이다. 영화 홍보와 함께 ‘아테나:전쟁의 여신’ 촬영에 한창이다. 지난 7일에는 3박 4일 일정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고. 다음 날 바로 드라마 촬영장으로 향했다. 쉴틈없는 가운데도 그는 “재미있다”며 생글거렸다. 액션연기와 총 쏘기 재미 덕분이란다.
- 영화와 드라마에서 모두 총 쏘는 연기를 했다고 들었다. 재미가 어떤가.
영화에서는 ‘빵’ 한방이고. 드라마에서는 ‘두!두!두!두!’ 쉴 틈없이 총을 쏴요. 늘 극중 아파서 죽거나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삭혀야 하는 인물로만 살다가 복수 혹은 생존을 위해 총 쏘는 연기를 하니 흥분되던걸요.(웃음) 약간의 쾌감이라고 할까요. 아테나에서는 아예 총을 달고 살아요. 처음 영화를 위해 총쏘는 연습을 할 때는 사실 너무 두려웠어요. 아직도 그런 마음은 있지만. 드라마에선 아주 자연스럽게 총을 쏘죠. 장족의 발전을 했어요.
- 드라마를 위해 무술 연습도 상당 기간 했던 것으로 안다.
정확히 3개월 동안 매일 4시간씩 연습했죠. 다행히 무술팀이 전에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했던 분들이라 편했어요. 이제 합도 잘 맞추고. 날쌘 액션연기도 좀 됩니다. 하하. 가장 자신있는 것은 뒤돌려차기와 뒷발차기죠. 앞차기는 스트레칭이 완벽해야 해서 좀 힘들지만. 뒤돌려차기는 순간의 기술이거든요. 꼭 기대해주세요.
- 액션 연기를 하려면 힘들텐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드라마에서)액션장면이 너무 많아 다이어트가 필요없을 정도죠. 영화 촬영 때도 몸과 마음 고생이 심했어요. 감정선은 잡아야지. 달리는 장면에선 끝도 없지… 몸이 아플가봐 무조건 잘 챙겨먹어요. 과일이나 홍삼 등을 많이 챙겨먹고 아침에는 엄마가 만들어주시는 과일주스를 마셔요.
◇“일과 사랑. 동시에 안될까요?”
어느덧 서른. 수애는 “결혼도 생각해야 할 나이고. 사랑도 해야 하는데 일에 푹 빠져지내다보니 (사람을 사귈)여유가 없다”고 털어놨다.
- 인터뷰 때 마다 결혼얘기를 물어봤다.
늘 서른 둘을 (적령기로)꿈꿔왔는데. 정작 서른이 돼도 변한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서른넷을 꿈꿔요.(웃음) 결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전 이제야 일 하는 재미에 푹 빠졌으니 어쩌죠? 얼마전 지인에게 “왜 일과 사랑은 동시에 안될까요?”라고 물었더니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고 말해주더군요. 운 좋게 좋은 작품들을 만나고 거기에 빠져 지내다 보면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는 것 같아요.
- 여가시간을 즐길 틈도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영화는 꼬박 꼬박 봐요. 최근 ‘아저씨’ 부터 ‘시라노:연애조작단’ 까지 다 봤어요. 촬영 중에도 여유가 생기면. 바로 극장으로 달려가죠. 물론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매니저와 동행하지만요.
- 바람이 있다면.
신인 때나 지금이나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라는 수식어였어요. 흥행은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운명에 맞기고.(웃음) 스릴러. 액션까지 해봤으니 이제 로맨틱 코미디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네요. 전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에. 요즘은 자꾸 호기심이 생겨요.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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