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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현대사를 소재로 하거나 정치를 비판하는 영화들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11월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어서 영화를 보는 대중이자 표를 쥔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다. 영화 속의 역사적인 사건이나 정치적인 비판의 대상이 대선 후보들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MB의 추억’
◇’MB의 추억’ = 우선 눈에 띄는 영화는 오는 18일 개봉하는 ‘MB의 추억’.

이 영화는 2012년 현재의 시점으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이야기를 비교해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특정 인물과 정당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얼마나 공약을 안 지켰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TV 방송사들이 소개하는 맛집의 진실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트루맛쇼’로 반향을 일으킨 김재환 감독이 1년여 만에 내놓는 작품이다.

◇’맥코리아’ =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맥코리아’도 현 정권과 관련이 깊은 내용이어서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역시 다큐멘터리인 이 영화는 서울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 터널 투자사업자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의 투자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다뤘다. 국내법이 가진 빈틈을 교묘하게 이용해 사회간접자본을 소유하고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받아내는 수익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 영화의 내용이다.

특히 이런 민자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민자사업 협약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계약을 방조하거나 묵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공지영 작가와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내레이션을 맡아 진보 진영에서 벌써 화제가 되고 있다.

또 지난 11일에는 한 포털사이트에서 의도성이 보이는 낮은 평점과 공격성 댓글이 잇따르는 ‘평점 테러’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신의 추억-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 = 대선 후보를 직접 겨냥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나온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시대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유신의 추억-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가 제작돼 이달 말 극장 개봉을 추진한다.

’금지 시대의 서막’ ‘침묵의 동토’ ‘인간의 실종’ ‘야만의 시대’ 등 총 8개의 시퀀스로 구성되는 영화는 유신시대를 당시 기록필름과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달한다. 제작사(M2픽처스) 측은 박정희 정권의 고문 조작 끝에 1975년 4월 9일 사형당한 인혁당 재건위 관련자 8명의 넋을 기린다는 목적으로 상영시간을 75분49초에 맞추기도 했다.

◇’남영동1985’ = 극영화 ‘남영동1985’ 역시 대선 정국에서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전두환 정권 시절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자행된 고문을 극영화로 꾸민 것이다.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을 토대로 이곳에서 고문을 받은 적이 있는 여러 사람의 증언을 취합해 충격적인 고문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한국영화계의 노장 정지영 감독이 올해 초 ‘부러진 화살’로 344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1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지난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영화계와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가 대선에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밝혔으며 개봉 시기도 대선 직전인 11월 말로 추진하고 있다.

◇’26년’ = 비극의 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 ‘26년’ 역시 대선을 며칠 앞둔 11월 29일 개봉된다.

인기 만화작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것으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인물들이 학살의 주범을 단죄하려는 복수극을 담고 있다.

영화가 사적인 복수가 아닌, 비극의 현대사와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대기업 등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2008년부터 여러 차례 제작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제작사는 영화사청어람은 지난 6월 시민의 의지를 모으고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모금 형식으로 제작비를 모으는 ‘제작두레’ 방식을 도입, 인터넷 홈페이지(www.26years.co.kr)를 통해 1만3천여 명의 참여로 5억 원가량 모았다.

이를 토대로 지난 7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지난 10일 모든 촬영을 마무리했다.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진구, 이경영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대중적으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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