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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제왕’으로 3년만에 브라운관 복귀, 흥행보증수표 명성 무색… 시청률 7% ‘맴맴’

전율 돋는 연기로 시청자를 압도해 온 김명민(40)이 돌아왔다. 김명민은 지난 5일 처음 방영된 SBS 월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으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3년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으나, 낮은 시청률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하얀거탑’(2007년)의 장준혁, ‘베토벤 바이러스’(2008년)의 강마에와 다른 연기 변신을 내심 기대했으나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월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은 지난 5일 첫 방송에서 전국기준 6.5%의 시청률로, MBC ‘마의’(14.7%), KBS ‘울랄라부부’(11.5%)에 크게 뒤졌다. 이어 시청률 7%대 안팎을 유지하다 지난 19일 8.1%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7%대로 회귀했다. 동시간대의 ‘마의’는 18% 안팎을, ‘울랄라부부’는 8%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드라마의 제왕’은 방영 전부터 실제 국내 드라마 제작 현장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 주는 구성은 물론 ‘흥행 보증수표’인 김명민의 출연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독단적이며 이기적인 외주 제작사 대표 김명민(앤서니 김 역)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앤서니 김은 장준혁(하얀거탑)처럼 자기 욕망의 추악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변명하거나 가리지 않고 더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인물이다.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는 나름의 문제의식을 품은 캐릭터는 김명민이 가장 잘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란 극찬도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앤서니 김과 장준혁이 너무 닮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신보다 센 ‘갑’ 앞에서 뒷거래를 위해 여지없이 무릎을 꿇는 두 드라마 속 장면이 그렇다.

이 같은 방송가의 분위기를 의식한 탓일까. 김명민은 지난 22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드라마 시청률이 올라간다면 쪽대본도 괜찮다. 지금 드라마 제작도 쪽대본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고 언급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열악한 제작환경과 시청률을 교묘히 짝을 지은 것으로, 이면에는 시청률에 대한 압박감도 감춰져 있었다.

이어 전작 속 캐릭터들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지적에는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 곳곳에 함정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의 뉘앙스, 톤 등이 전에 했던 작품과 엇비슷한 부분이 많았고, 피해 가기가 어려웠다.”면서 “내 입맛대로 고치면 예전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줘 작가가 써 주는 대본에 토씨 하나 안 틀리도록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고작 6회밖에 방영되지 않은 드라마의 시청률을 언급하는 게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명민의 소름 끼치는 연기 변신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그의 연기 행보는 앞으로 방송가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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