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30일 밤 ‘바다의 제국’

3000년 전 세계 경제를 주도했던 건 동양이었으나, 근대에 이르러 주도권은 서양으로 넘어갔다. KBS 1TV의 4부작 다큐멘터리 ‘바다의 제국’은 동양과 서양이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한 대항해 시대에서 동양의 패배를 상징하는 아편전쟁까지 약 400년의 역사를 교역과 자본축적이라는 경제적 측면을 중심으로 바라본다. 지금은 흔한 일상용품이 된 후추, 면직물, 설탕, 차를 둘러싸고 근대의 바다에서 동서양이 충돌하고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는 순간을 되살린다.

30일 밤 10시 방송되는 2편 ‘부(富)의 빅뱅’은 설탕을 통해 왜 동양이 서양에 역전당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동양에 마땅히 팔 물건이 없었던 서양이 선택한 것은 삼각무역이었다. 네덜란드는 아시아시장에서 삼각무역을 하며 부를 키워 나갔다. 이런 무역 방식을 본격적인 산업에 적용한 것이 영국이었다. 영국은 설탕이라는 세계 상품의 중요성을 알고 노예무역과 아메리카 식민지를 연결하는 설탕 플랜테이션 산업을 시작하며 엄청난 부(富)를 얻게 된다.

동서양 역전의 밑바탕에는 바다를 보는 관점의 차이가 깔려 있었다. 서양은 바다를 단순한 ‘길’로 본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설탕 플랜테이션은 ‘자본주의’라고 하는 새로운 생산 양식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인류 역사의 가장 참혹한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4부작의 촬영을 위해 총 제작 기간 1년, 이동거리 3216만 4458㎞에 제작비 8억원이 소요됐다. 영화 ‘명량’, ‘해적’ 등에서 바다 그래픽을 담당했던 특수영상팀이 최첨단 컴퓨터그래픽으로 근대의 바다를 복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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