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1TV 하나뿐인 지구 ‘모유 잔혹사’

지금은 ‘모유’ 시대다. 국내 산모의 초유 수유율이 약 50%에 달하고, 2000년대 들어 모유 수유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더욱 확산된 결과다. 실제 아이의 건강을 위해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국내의 산후조리원과 산부인과에서는 모유 수유 세미나를 열고, 각종 모유 정보를 위한 인터넷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 엄마들은 젖몸살, 유선염이 와도 약이 아닌 유방 간호를 택하며 제 젖을 아이에게 물리고 있다.

27일 밤 8시 50분 방송되는 EBS 1TV ‘하나뿐인 지구’의 ‘모유 잔혹사’ 편은 국내 환경 다큐멘터리로는 최초로 모유를 분석했다. 인간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식품인 모유의 예상치 못한 물질들을 통해 환경적 의미를 되짚어 본다.

제작진은 출산 후 1개월에서 10개월까지 다양한 환경의 다섯 엄마들을 모았다. 엄마들은 자신의 모유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싶다며 두 달 동안 촬영에 협조하고 개인 생활까지 거리낌없이 드러냈다. 엄마들은 유방 간호를 받고 육아 관련 서적을 섭렵해 온 덕에 모유 수유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만만해했다. 제작진은 엄마들이 유축한 모유를 분석 기관에 전달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다섯 엄마 모두 모유 속 아기를 위한 면역 성분은 충분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물질들이 검출된 것이다. 엄마들은 행여 카페인이나 니코틴, 알코올이 모유에 들어갈까봐 커피, 치킨과 맥주를 멀리하고 저염식을 고집해 왔다. 애써 침착하려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와 붉어지는 눈시울은 감출 수 없었다. 프로그램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마의 모유를 들여다보고, 아이와 엄마를 위한 건강한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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