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한 명 더 있다.
키미 슈미트와 묘한 애정 전선을 형성하는 베트남 출신의 이민자 동으로 등장하는 이기홍(30)이다.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그는 2014년 개봉한 영화 ‘메이즈러너’의 민호로 국내에 얼굴을 알렸다.
넥플릭스 드라마 홍보차 방한한 이기홍을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했다.
데뷔 약 5년 만에 할리우드 유망주가 된 이기홍은 “이렇게 기회를 얻어 연기한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홍은 박인제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특별시민’으로 한국 스크린에도 곧 데뷔한다.
다음은 이기홍과의 일문일답.
--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에서 한국인이 아닌 베트남인으로 등장해 의외였다.
▲ 꼭 한국인이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못 느꼈다. 동이 베트남 출신인지, 유럽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키미와 동이 이 세상을 같은 렌즈로 본다는 점이다. 키미 슈미트는 지하 벙커에서 이민 와서 미국을 처음으로 접했고, 베트남에서 이민 온 동도 마찬가지다.
-- 베트남인을 연기하고자 어떤 노력을 들였는지.
▲ 오디션을 볼 때 베트남 악센트를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할 때 감독이 제 악센트를 못 알아듣겠다면서 좀 조절하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악센트가 뒤죽박죽이 됐다. ‘내가 왜 이 악센트를 소화하지 못하나? 나는 좋은 배우가 아닌가’라는 고민도 했다. 그런데 아까 말한 것처럼 악센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키미와 동이 같은 렌즈로 본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직접 경험한 스타 작가 티나 페이의 대본은 어땠나.
▲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는 매우 지적인 코미디다. 티나 페이와 로버트 칼록 두 작가는 정말 똑똑하다. 제가 대본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종종 있는데, 다시 생각하고 참고 자료를 읽어 보면 이해하게 된다. 두 작가의 지식이 정말 깊고 넓어서 그런 풍부한 코미디가 나왔다고 본다.
-- 함께 호흡을 맞춘 엘리 캠퍼는 어떤가.
▲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다. 그에 더해 분명한 점은 그는 매우 똑똑하고 (키미처럼) 뉴욕을 처음 경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항상 긍정적이며 웃음이 넘치는 사람이다.
-- 이기홍을 세상에 알린 영화 ‘메이즈 러너’의 민호는 남자답고 사람들을 이끄는 힘이 있는 남자다. 동과 민호 중 실제로 어느 쪽에 가깝나.
▲ (박장대소하면서) 잘 모르겠다. 제 아내에게 물어봐 달라(그는 지난해 고등학교 동창과 결혼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 과거 박찬욱이나 봉준호 감독 등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했는데.
▲ 이번에 박인제 감독의 영화 ‘특별시민’에 출연한다. 앞으로도 한국 감독들과 더 많이 일하고 싶다. 우수한 한국 영화가 많다. 미국에 ‘Ode to My Father’(내 아버지를 위한 송가)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영화 ‘국제시장’도 그중 하나다. ‘국제시장’을 보면서 펑펑 울었다. 가족을 위해 몸 바치는 아버지 이야기가 심금을 울렸기 때문이다. 많은 고통을 겪은 한국사도 마찬가지로 저를 울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