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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회담이 합의를 이뤄낸 가운데 홍용표(왼쪽)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악수를 나누며 웃고 있다. 통일부 제공
남북 협상 타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지뢰폭발로 군인 부상에 북한 유감 표명… 의미있는 일”

‘남북 협상 타결, 북한 유감 표명, 南 확성기 방송 중단’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4일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남북 협상 타결 과정에서 북한은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 남한은 남한은 대북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데 합의하면서 북한의 ‘지뢰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군사 충돌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

25일 오전 2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을 공식 발표했다.

보도문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했고, 남측은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25일 낮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이날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의 전제 조건으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고 못박은 만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방지하고, 북한이 다시 도발을 해 올 경우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길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양측은 또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도 다음달 초에 갖기로 했으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서울이나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는 것도 공동보도문에 명시됐다. 김 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접촉을 통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 및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번 합의는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협상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한,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국민에게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내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하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남북은 북한의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다. 우리 측에서는 김관진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각각 참석했으며,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는 진통 끝에 이날 오전 0시55분 최종합의를 도출했다.

한편 남북 협상 타결에 대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5일 “협상을 통해 한반도에 조성된 긴장을 해소하는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남북이 고위급 회담 협상을 통해 최근 군사적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는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남쪽에서 발생한 목함지뢰로 인한 병사들의 부상에 유감을 표명한 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정전협정대로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남북 당국의 노력이 뒤따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또 ”북한의 명백한 사과와 재발방지(문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미흡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상대가 있는 협상인 만큼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합의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길게 보면서 한 마음으로 이번 합의를 지지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합의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합의문과 다른 발표를 했다”면서 “회담 상대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표명한 강경한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진=통일부제공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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