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양건 사망’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30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대위원인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가 교통사고로 29일 6시 15분 73살을 일기로 서거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교통사고 장소나 구체적 경위 등을 전하지 않았으며, 김양건에 대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가장 가까운 전우, 건실한 혁명동지”라고 칭했다. 김양건은 대남뿐 아니라 대외 분야를 총괄하고 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양건의 사망 소식과 함께 장의위원회 구성과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는 고 김양건 동지의 장의식을 국장으로 한다”면서 “장의위원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맡는다”고 전했다.
김양건의 시신은 평양시 보통강 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됐으며, 조문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받는다고 통신은 전했다. 발인은 31일 오전 8시로 알려졌다.
한편 김 비서의 죽음이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요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대남노선도 큰 방향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의 대남 협상을 주도해온 김 비서가 사망해 단기적으로는 남북 대화 추진이 위축되고, 남북관계를 다루는 북한의 태도가 다소 경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비서는 8·25 합의 당사자이고 김정은에게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 건의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양건은 ‘온건’, ‘대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김양건의 사망은 남북관계 대화 분위기 형성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에게 남북관계,통일문제에 대해 충분히 자기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다”며 “남북관계에서 북측은 단기적으로 경직된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김 비서의 사망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북한 내부 세력의 견제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양건처럼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한 인물이 갑작스럽게 죽었을 때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양건도 교통사고를 위장해 누군가 일부러 죽게 만들 것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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