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무궁한 수가 나올 수 있어서 컴퓨터가 이기기 힘든 사람의 영역으로 꼽히던 분야다. 그만큼 정보기술(IT) 및 과학계에서는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컴퓨터는 다음 상대로 세계 챔피언인 우리나라의 이세돌을 지목했다.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28일 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유럽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 바둑기사인 판 후이(2단)와 5번의 대국에서 모두 이겼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네이처는 “10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기술”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 수준의 능력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알파고는 10여년째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세돌과 3월 서울에서 대국을 벌일 예정이다. 여기 걸린 상금은 100만달러(약 12억원)다. 구글 딥마인드는 전세계 과학자들과 IT업계, 바둑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 대국에서 알파고가 이기면 상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컴퓨터의 도전을 받은 이세돌은 네이처지를 통해 “사람에게 도전하는 컴퓨터와 대국하게 돼 영광”이라며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의 양재호 사무총장도 “컴퓨터가 한 두 경기를 이길 수 있겠지만 모든 대국에서 이세돌을 앞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