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현지시간)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는 이날 저녁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긴급위원회 회의 결과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이 좌시할 수 없는 상황임을 천명한 것이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모기로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 출산에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지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사태의 위협 수준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어서 국제적인 공동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병 지역 여행을 해야 할 때는 의사와 상의하거나 긴팔 옷, 모기 퇴치제 등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긴급위원회 데이비드 헤이만 위원장도 “지카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마비 증세가 나타나는지 아직 증명하기 어렵지만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치료법이 빨리 나오도록 노력하고, 질병의 확산세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1만1000명이 사망한 에볼라 바이러스 때도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사망자 발생 후 뒤늦게 비상사태를 선포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긴급위원회 종료 후 곧바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번 조치는 당시의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중남미로 확산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도 일부 전파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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