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의 자리에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 그의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300억 원을 쏟아부은 대작 ‘마이웨이’는 214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고, 장쯔이·장바이즈와 호흡을 맞췄던 ‘위험한 관계’는 30만 명도 동원하지 못했다.
장동건은 8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우는 남자’의 제작보고회에서 “개인적으로 흥행에 목말라 있었다”고 말했다.
”’우는 남자’의 흥행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제가 출연하지 않는 영화들을 보면서 흥행이 될지 안될지를 예상하곤 하는데 제 예상이 다 틀려요. 어쨌든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흥행보다도 많은 관객의 뇌리에 남을 수 있는 액션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에서 그는 베테랑 킬러 ‘곤’을 맡았다. 조직의 명령으로 타깃을 제거하던 중 예상치 못한 사태로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아이를 잃은 여인 모경(김민희)을 암살해야 하는 인물이다. 베테랑 킬러인 만큼 액션 연기는 기본 중 기본.
장동건은 “4~5개월 동안 훈련했다. 일주일에 4차례, 회당 4~5시간 동안 운동과 훈련을 했다”며 “운동하다 보니 액션영화인데 몸을 한 번 보여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몸을 보여줄 장면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이 좋아야 하는 역할을 맡은 적이 없어 몸 만드는 노하우도 부족했다”며 “촬영이 끝날쯤에야 비로소 몸을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정범 감독의 전작 ‘아저씨’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원빈은 절도 있는 액션으로 주목받았다. 이 감독의 차기작에 출연한 장동건으로서는 원빈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장동건은 원빈과의 비교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개인적으로 ‘아저씨’를 좋아한다. 엄밀히 말해 ‘우는 남자’는 ‘아저씨’와 굉장히 다르면서도 비슷한 영화다. 이야기나 주인공의 삶과 캐릭터가 확연히 다르고, 액션의 콘셉트가 다르다. 그러나 영화에 흐르는 정서는 비슷하다. 같은 감독이 만들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감독님에게 ‘아저씨’와 ‘우는 남자’를 했으니 ‘우는 아저씨’를 다음에 하면 좋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고 했다.
상대 배우 김민희에 대해선 “20년 넘게 여배우들과 작업하다 보면, 어느 한순간 어떤 여배우는 알에서 깨어나기도 한다. 최근의 김민희가 그렇다”며 “이번 영화에서도 기대했던 만큼 깊이 있게 힘든 감정을 잘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김민희도 장동건에 대해 “동건 선배는 뿌리를 깊게 내린 나무와 같아서 저는 나무 밑에 만들어진 그늘에서 쉴 수 있었다. 선배는 항상 편안한 이미지”라고 화답했다.
이정범 감독은 ‘아저씨’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당연히 부담된다. 하지만 ‘우는 남자’는 ‘아저씨’와 액션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다음 달 개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