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자 ‘혹성탈출’을 피해서 한주 앞선 10일 개봉 계획을 세웠던 영화들은 폭격을 맞은 상황이 됐다. 상영 스크린수가 축소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장 상영관을 잡는 것은 철저히 ‘시장 논리’에 좌우되기 때문에 ‘혹성탈출’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영화들에는 뾰족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외화 ‘사보타지’의 수입사인 메인타이틀픽쳐스의 이창언 대표가 공개적으로 성명을 내고 ‘혹성탈출’의 배급사 20세기 폭스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보타지’는 10일 개봉예정이다.
이 대표는 “’혹성탈출’이 기습적으로 10일로 변칙개봉을 확정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저뿐만 아니라 10일로 개봉을 확정한 다수의 영화사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보타지’의 개봉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총력을 다했다”면서 “’혹성탈출’의 변칙개봉은 분명히 영화시장의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심각한 상황이며 더불어 관객들에게 폭넓은 영화 선택의 기회를 앗아가는 일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거대 자본의 논리로 중소 영화사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이러한 변칙 개봉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며 “20세기폭스사는 ‘혹성탈출’의 변칙 개봉을 즉시 중단하고 원래 개봉 예정인 16일에 개봉할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지성, 주지훈, 이광수가 주연을 맡은 한국영화 ‘좋은 친구들’ 역시 10일 개봉 예정이라 ‘혹성탈출’의 유탄을 맞게 됐다. 또 지난 3일 개봉한 정우성, 이범수 주연의 ‘신의 한수’ 역시 ‘혹성탈출’과 2주의 거리를 두겠다는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되는 등 많은 영화들이 ‘혹성탈출’ 개봉일 변경의 영향을 받게 됐다.
한편, ‘혹성탈출’의 국내 홍보사 올댓시네마는 “CG 작업이 많은 영화라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해 개봉일을 16일로 잡았던 것인데 심의가 생각보다 이른 지난 3일에 나와서 개봉일을 앞당기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