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 감독은 “사극(명량)으로 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루시’는 25개국 1위를 차지했다. 제 옆에 있는 연기자는 현재 가장 대중적인 연기자”라고 그를 평했다. 배우 최민식 얘기다.
최민식은 20일 서울 용산 CGV에서 ‘루시’ 시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가 연기를 통해 어떤 감정을 전달하면 스칼릿이 오롯이 잘 받아내는 걸 느꼈다”며 “배우가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언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계기였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연기하면서 교감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느꼈으며 이는 처음 경험해보는 짜릿함”이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마약조직의 보스로 나온다. 지하조직에 납치돼 합성 약물을 운반하던 도중 각성해 초능력을 얻게 된 루시(스칼릿 조핸슨)와 끝까지 대결을 펼치는 역이다. 최민식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연기했다.
그는 뤽 베송 감독으로부터 직접 영화 출연을 제안받고 나서 “나름대로 한 길로만 꾸준히 가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라는 감동도 찾아왔고, 한편으론 이분(뤽 베송)은 어떤 분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한국에 직접 오셔서 2시간여 동안 루시에 대해 성심성의껏 설명해줬어요. 그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유명 감독이고, 저는 ‘올드보이’로 평판을 얻었지만, 아시아의 배우일 뿐인데도, 감독님은 전혀 권위의식 없이 오로지 작품에 대해서 성심성의껏 말씀했어요. 또 작품에 대한 확실한 주제의식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감독님이 어떻게 현장에서 작업할까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죠. 안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는 ‘루시’에서의 연기가 “실망스러웠다. 적응해 가는 단계였던 것 같다”고 실망감을 내비치면서도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외의 좋은 감독들과 함께 작업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작품을 한다는 게 출세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작품을 하는 게 편합니다. 아직도 도전하고, 새로운 걸 추구하는 뤽 베송 감독 같은,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좋은 창작자와 배우가 구성된다면, 또 한번 해보고는 싶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안정적으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대 흥행순위 1위에 오른 ‘명량’과 관련해서는 “영화에 대한 평가를 놓고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는 건 (사회가) 건강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이 영화가 남긴 대중들과 소통하는 긍정적인 기능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너무 과분하고, 정말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무슨 일인가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