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토요일인 전날 112만7천152명을 불러들이며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매출액 점유율은 68.8%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은 237만2천317명으로 늘었다.
이 영화는 개봉 첫날 56만8천명, 이틀째 66만7천792명에 이어 사흘째 110만명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가속이 붙는 양상이다. 이 기세라면 2일 중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손익분기점은 약 370만명이다.
‘기생충’ 흥행은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점, 흥행감독과 천만 배우인 봉준호·송강호의 만남이 기대를 모은 결과다.
그동안 칸영화제 수상작들은 작품성·예술성은 뛰어나지만,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선입견 때문에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올드보이’(2004)가 327만명을 불러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밀양’(2007·이창동 감독)은 171만명,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2009·박찬욱)는 224만명을 각각 불러모았다. 2010년 각본상을 받은 ‘시’(이창동)는 22만명이 관람했다.
반면 봉준호와 송강호가 손잡고 만든 영화는 ‘흥행불패’였다. ‘살인의 추억’(2003)은 525만명을 동원했고, ‘괴물’(2006)은 1천300만명이 봤다. ‘설국열차’(2013)도 935만명을 기록했다.
◇ 해석 열풍·N차 관람 조짐
‘기생충’ 역시 관객 사이에서 호평이 쏟아져 전작들의 흥행을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영화는 가난한 가족이 부잣집 가족에 얹혀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 치 빈틈도 없이 잘 짜인 각본과 반전의 묘미, 코미디와 스릴러, 공포 등을 넘나드는 장르의 향연, 배우들의 호연으로 갈채를 받고 있다.
특히 빈부격차나 계급 갈등 같은 자본주의 사회 문제는 물론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메시지가 아릴 정도로 폐부를 찌른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대중이 쉽게 느낄 수 있는 서스펜스와 이 사회를 꼬집는 메타포로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삭제된다”, “가난에 도덕적 윤리마저 가난한 주인공 가족, 그래서 너무 불편했다” 등 다양한 감상평이 올라왔다.
봉 감독이 심어놓은 다양한 은유와 상징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관객들은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극 중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하는 ‘냄새’와 ‘선’에 관해 은유와 상징 찾기도 활발하다. 봉 감독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은 동선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냄새를 맡을 기회가 없다”면서 “동선이 겹치는 이 영화에선 냄새가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N차 관람’(다회차 관람) 조짐도 보인다. SNS에는 “벌써 2번 봤다”는 후기가 제법 눈에 띈다. 반면 ‘다시 보기에는 영화가 너무 암울하고 씁쓸하다’는 평도 나온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은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이 잘 맞춰진 영화로, 칸영화제 수상작이지만, 장르를 넘나드는 즐거운 영화적 경험과 빈부격차, 갑을관계 등 사회적 이슈가 폭넓게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