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모습 보여주고 싶어 영화제 기획
첫 영화제인데도 단편영화 341편 응모
1인 가구의 고민 소개하는 플랫폼 되길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오는 10월 18~19일 펼치는 ‘1인 가구 영화제’는 이런 발상에서 시작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에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만난 권금상 센터장은 “공효진이 나오는 영화 ‘도어락’을 보다가 ‘이거다!’ 싶었다”고 했다.
2010년 50만 2000명으로 전체 가구의 22%였던 1인 가구는 2017년 기준 118만명으로 증가했고, 전체 가구의 31%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 권 센터장도 외국에 혼자 살면서 고독을 느껴 봤고, 지방대 강사로 일할 땐 도둑이 들어 가슴 철렁한 경험도 했다. “1인 가구의 고충을 잘 안다”는 그는 “그들이 어떤 고민이 있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공유할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제 출품작을 선정하기 위해 독립영화협회를 통해 지난 한 달 동안 1인 가구의 모습을 담은 60분 이하 단편영화를 공모했다. 첫 영화제인데도 응모작이 341편에 달한다. 이지연 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1인 가구에 관한 관심이 많다는 증거”라면서 “1인 가구의 고민을 다양하게 담은 작품들이 상당수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첫발을 떼긴 했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영화제 예산이 워낙 적어 자칫 주목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끝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다. 이 사무국장은 “영화제가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좋은 영화를 소개하는 통로가 돼야 한다. 이번 영화제가 1인 가구의 고민을 소개하는 플랫폼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주제가 워낙 좋은 만큼 올해 행사를 거쳐 문제를 보완해 나간다면 큰 영화제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센터장은 한발 더 나아가 영화제가 그저 1인 가구의 생활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고민’을 던지길 바란다고 했다.
“1인 가구는 단순히 삶의 한 형태가 아니라 원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외부와의 관계 등이 얽혀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의 가족, 즉 ‘K(Korean)패밀리’의 모습이 다양하게 보일 겁니다. 그러면 1인 가구란 무엇인지, 지금의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우리 사회상에 대한 많은 질문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