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싱글대디의 현실 담은 ‘반전’
‘믿보배’ 나문희·이희준 찰떡 호흡
예측이 가능한 결말 등은 아쉬움
![2일 개봉하는 영화 ‘오! 문희’에서 나문희와 이희준은 각각 치매에 걸린 노모와 딸을 친 뺑소니범을 쫓는 싱글 대디로 분했다. 신파와 가식이 없는 둘의 연기는 실제 모자 사이처럼 자연스럽다.<br>CGV아트하우스 제공 2일 개봉하는 영화 ‘오! 문희’에서 나문희와 이희준은 각각 치매에 걸린 노모와 딸을 친 뺑소니범을 쫓는 싱글 대디로 분했다. 신파와 가식이 없는 둘의 연기는 실제 모자 사이처럼 자연스럽다.<br>CGV아트하우스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0/09/01/SSI_20200901211646_V.jpg)
2일 개봉하는 영화 ‘오! 문희’는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어머니 문희(나문희 분)와 아들 두원(이희준 분)이 범인을 쫓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이다. 충청남도 금산이라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모자는 평화로운 논두렁을 가로지르고 진흙밭을 뒹굴며 범인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부여잡고 이 가정의 비극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돌봄 사각지대라는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치매에 걸려 점차 기억을 상실하는 문희. 아들 두원의 부인은 이러한 문희의 구박을 견디다 못해 둘째 아이를 유산하고 집을 나갔다. “내가 죽어야 한다”며 매번 나무에 오르는 문희와 “치매 귀신이 붙어 이제 손녀까지 잡아먹으려 한다”는 두원의 절규는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정의 어려움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2일 개봉하는 영화 ‘오! 문희’에서 나문희와 이희준은 각각 치매에 걸린 노모와 딸을 친 뺑소니범을 쫓는 싱글 대디로 분했다. 신파와 가식이 없는 둘의 연기는 실제 모자 사이처럼 자연스럽다.<br>CGV아트하우스 제공 2일 개봉하는 영화 ‘오! 문희’에서 나문희와 이희준은 각각 치매에 걸린 노모와 딸을 친 뺑소니범을 쫓는 싱글 대디로 분했다. 신파와 가식이 없는 둘의 연기는 실제 모자 사이처럼 자연스럽다.<br>CGV아트하우스 제공](https://img.seoul.co.kr//img/upload/2020/09/01/SSI_20200901211654_V.jpg)
영화 전반을 이끌어 가는 것은 ‘국민엄마’ 나문희와 ‘1987’(2017), ‘남산의 부장들’(2020) 같은 굵직굵직한 필모그래피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희준의 호연이다. 전작인 ‘감쪽같은 그녀’(2019)와 드라마 ‘마녀의 성’(2016)에서도 치매 할머니로 분했던 나문희의 연기는 더없이 자연스럽다. 대구 출신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배역에 특화됐던 이희준은 충청도 사투리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그간 스크린에서 비친 사연 많은 모자들의 모습이 다소 작위적이었던 데 반해 이희준이 연기하는 돌봄노동에 찌든 아들의 모습은 우리네 일상 그 자체다.
단, 예측 가능한 결말과 함께 뺑소니범을 추적하는 과정에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이 모자의 페이소스 짙은 연기가 모든 걸 상쇄한다. 12세 관람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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