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작은 ‘반올림’이라는 착한 드라마였지만 ‘유아인’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Mnet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론치 마이 라이프’였다. 그때부터 유아인의 ‘허세’와 ‘막말’이 조명되기 시작했다.
당시 유아인은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솔직한 발언들을 내뱉었으며 촬영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안하무인’의 이미지가 입혀졌다.
거기에 ‘유아인은 게이다’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퍼지면서 유아인은 대중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유아인은 영화 ‘완득이’를 통해 친근한 배우로 돌아왔고 이후 ‘베테랑’에서 인생 캐릭터를 만나며 ‘국민 배우’가 됐다.
스타의 삶보다 아티스트의 길을 걷고자 했던 그는 대중적 사랑을 받게 되면서 몸을 사려야 했다. 너무도 높이 올라가버린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서 하고 싶었던 말들을 참고 삭이고 있었던 것이다.
3년치 트윗을 일주일 만에 했다는 지금의 현상은 그가 경조증이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억눌러왔던 말들을 그냥 하기로 결심한 것 뿐이다. 아무 이유도 없이 남을 깎아내리는 말을 쉽게 내뱉는, 한 사람의 인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희화화하고 뭉개버리는 이 공간을 바꿔보겠다는 몸부림이다.
그는 현재 투쟁하는 것일 뿐, 정신병 환자가 아니다. 깨어있고, 그렇기에 지금 이 시대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