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고우림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가운데, 당시 고우림의 부친인 고경수 목사가 남긴 축사가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됐다.
결혼식에서 고경수 목사는 “이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고 축복하기 위해 찾아주신 양가 친척분들, 친구분들, 내빈 여러분들, 그리고 오늘 사회를 맡아주신 신동엽님과 축가를 준비해 주신 우리 포레스텔라에게 양가 혼주와 또 결혼한 두 사람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일평생 딸을 위해 가슴 졸이며 뒷바라지하고, 또 눈물로 자신의 삶을 바치셨는데, 아직도 어리고 부족한 저희 아들에게 선뜻 따님을 허락해 주신 사돈어른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고 목사는 “두 사람이 지난 3개월 전 결혼 발표를 했는데, 그때부터 저의 호칭이 ‘우림이 아빠’에서 ‘연아 시아버지’로 불려지고 있다”며 “감당하기 힘들었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고 목사는 “이름조차 부르기 아까운 국민의 딸, 아니 동·서양의 모든 경계를 넘어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 여인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것은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이고, 감사한 일이기도 하지만, 여왕님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것이 아들 부모로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그동안 두 사람이 각자 걸어왔던 삶의 경험들이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라며 “어린 시절 가난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했고, 또 실패의 아픔과 좌절도 느끼며 스스로 이겨나가는 지혜도 체험했고, 목표를 이루고 또 승리의 기쁨도 누렸지만 승리한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미 경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지금의 자신들의 삶이 자신들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력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기에 앞으로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각자의 경험을 하나로 모으면 더 멋지고 더 예쁘고 더 사랑스러운 삶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전했다.
고 목사는 “논문의 제목은 ‘탈경계 인문학의 관점에서 본 김연아 신드롬’”이라면서 “그 논문에서 프랑스 배우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배우와 운동선수는 몇 가지 경험을 공유하는데 초기에는 청중 앞에서 긴장감에 시달리지만 경력을 쌓아갈수록 관객의 힘을 오히려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는데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김연아가 밴쿠버올림픽에서 그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두 사람이 이루어갈 가정 또한 처음에는 이 가정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긴장할 수 있겠지만 이웃들을 통해서 또 이웃들과 함께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갈 때 더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또 이웃들에게 더 큰 희망과 용기를 주는 완성된 가정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 목사는 “두 사람에게 한마디만 하겠다”라며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 우림아, 그리고 세상에서 최고 이쁜 우리 며느리 스텔라(세례명) 연아야, 너희들의 앞 이름의 뜻처럼 이 세상의 빛으로 태어나고 또 그렇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전해 감동을 안겼다.
한편 김연아와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 고우림은 2018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에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