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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엄마(김수미)랑 함께 있는 포스터를 보는 순간 너무 먹먹해졌습니다. 엄마가 ‘우리 개봉 전에 방송 프로그램 나가서 홍보 많이 하자’ 말씀하시곤 했는데…”
배우 김수미의 유작인 코미디 영화 ‘귀신경찰’에서 모자 호흡을 맞춘 신현준은 1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고인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영준 감독이 연출한 ‘귀신경찰’은 어느 날 갑자기 벼락을 맞고서 초능력이 생긴 경찰 민현준과 그의 가족이 겪게 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김수미의 장기인 구수한 욕설 대사와 신현준과의 ‘티키타카’(짧게 주고받는 대화)가 빛나는 코믹 연기가 특징이다.
김수미와 신현준은 영화 ‘맨발의 기봉이’(2006)에 함께 출연한 이후 실제 모자처럼 지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간담회 내내 김수미를 ‘엄마’, ‘어머니’라 부른 신현준은 고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주체할 수 없는 듯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귀신경찰’은 어머니가 저희에게 남겨준 마지막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김수미는 생전 ‘맨발의 기봉이’처럼 “촬영하는 우리도 행복하고 보는 관객들도 편하게 웃으면서 가족애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뜻을 자주 밝혀왔다고 한다. 이후 김 감독이 두 사람을 주연으로 염두에 두고 가족·코미디 장르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면서 ‘귀신경찰’이 나오게 됐다.
신현준은 김수미가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제작진을 어머니처럼 살뜰히 챙겼다고 떠올렸다.
김 감독 역시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며 “‘귀신경찰’은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당초 이 작품을 시리즈물로 기획했다. 벼락을 맞고 초능력이 생긴 사람이 하나둘 모여 일명 ‘번벤져스’(번개와 할리우드 히어로물 ‘어벤져스’를 합친 말)를 형성해 활약한다는 내용이다.
김수미 역시 번벤져스의 일원으로 거듭날 예정이었던 만큼, ‘귀신경찰’은 그가 벼락을 맞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신현준은 “마지막까지 그 장면을 뺄지 말지 고민했다”며 “하지만 스태프 전원이 어머니가 출연하신 모든 장면을 건드리지 말자고 해 삭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보시는 동안만큼은 편안하게 웃고 가족애를 느끼면 좋겠다. 또 어머니를 많이 기억해 주시기를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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