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7일 밤 ‘궁금한 이야기Y’

304명의 목숨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황망하게 떠나간 지 꼬박 1년이 흘렀다. 누군가는 이제는 잊으라고 하고, 침몰한 배를 인양하는 데 천문학적 액수가 든다고 하고, 또 한쪽에서는 정부가 부패와 비리를 감추려 한다고 성토한다. 실제 1년 전 비통에 잠겨 있던 많은 국민들은 일상 속으로 들어와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떠난 이들을 가슴에조차 묻을 수 없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희생자 유가족들이다. 더욱이 차고 짠 바닷물 속에 아직도 잠겨 있는 9명의 가족들은 그저 ‘실종자 가족’일 뿐이다. 하루라도 빨리 선체를 인양하고 그리운 이의 눈감은 얼굴이나마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SBS는 지금 이 순간도 2014년 4월 16일을 살아가는 여덟 가족의 사연에 귀를 기울였다.

엄마가 사 둔 영인이의 새 축구화는 주인의 발을 찾지 못해 안타깝다.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딸 은화와 아픈 엄마 곁을 지키던 착한 딸 다윤이도 세월호 선내 어딘가에 있을 게다. 음악을 좋아하던 현철이의 기타는 팽목항에서 제 선율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뛰어다니던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도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 단원고 학생 외에도 20년이라는 긴 시간 아들과 떨어져 살다 마침내 함께 가정을 꾸리게 된 이영숙씨도 실종자 명단에 들어 있다. 귀농을 위해 세월호에 올랐다 실종된 부자 ‘권재근, 권혁규’를 기다리는 베트남 출신 아내의 기억도 그날에 멈추어져 있다. 17일 밤 8시 55분 ‘궁금한 이야기Y’에서 이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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