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 30회에서는 기억을 잃고 4년간 따뜻한 성격의 독고용기로 살아간 도해강이 기억을 되찾은 뒤 다시 냉혈한으로 변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도해강은 이전 기억을 찾는 대신 독고용기로 살았던 4년의 시간을 잊었고 다시 차갑게 변해버린 도해강의 모습에 전 남편 최진언(지진희)과 백석(이규한)은 당황했다.
이날 도해강은 민태석(공형진) 사장을 만나 “회사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내 자리 만들어라. 보상 제대로 해라. 내 잃어버린 시간과 잃을 뻔한 목숨값”이라며 50억 원을 요구했다.
도해강은 “최진언 사장 자리는 나한테 주고 독고용기는 좋던 싫던 내 혈육인데 위험하게 둘 수 없으니 지켜달라. 최진언 사장은 날려라. 애당초 내가 이렇게 된 게 누구 때문인데. 내가 받은 그 고통 기막히게, 무참하게 되갚아줄 것”이라고 복수를 다짐했다.
최진언은 도해강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내가 잘못했다. 너의 고통 나도 짊어지겠다. 네가 밀어내고 난 지치지 않고 기다리겠다”며 애원했다. 다음날도 도해강의 집을 찾아가 그를 끌어안으며 “나는 이런 너를 보면서도 아직도 심장이 뛴다”고 고백했지만 도해강은 최진언을 무단침입 및 스토커로 경찰에 신고하며 독한 모습을 보였다.
도해강은 자신이 기억을 잃은 4년의 시간에 자신을 독고용기로 살게 해준 은인 백석에게도 냉정했다. 그는 백석을 찾아가 “제가 빚진 게 있다면 사례하겠다”며 “제 물건들은 모두 버려달라”고 차갑게 돌아섰다.
그러나 백석은 포기하지 않았다. 돌아가는 도해강을 불러 세운 뒤 “친구 한명도 없지 않느냐”며 “오늘부터 누가 친구 있냐고 물으면 ‘백석’이라고 해라. 나와 친구하자. 제로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도해강을 놓지 않았다.
이날 방송 말미 도해강은 백석을 찾았다. 백석은 술을 마시며 도해강이 독고용기 시절 좋아했던 시를 읊었고 도해강은 뒤를 이어 읊었다. 도해강은 독고용기로 살았던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
도해강은 백석에게 “석아. 도와줘. 내가 저지른 악행들을 갚을 수 있게. 불쌍한 내 동생을 지킬 수 있게. 그 남자와 이별할 수 있게”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도해강은 자신이 증오했던 전 남편과 기억을 잃은 뒤 또 다시 사랑에 빠졌지만, 기억을 되찾으며 그와의 이별을 선언했다. 백석은 한결같이 그런 도해강의 곁을 지키며 순애보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애인있어요’ 김현주의 최종 ‘애인’은 누가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응답하라 1988’의 남편 찾기만큼 흥미롭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