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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배경수 CP “누구 혼자 만든 드라마 아냐…제2의 태후 만들어야”

“‘태양의 후예’는 절대 어느 누구 혼자 만든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 드라마가 지금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는, 수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에 걸쳐 기울인 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KBS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고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br>연합뉴스
미니시리즈 드라마로서는 4년 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했고, 중국에서는 웨이보 누적조회수가 75억 건을 넘어선 ‘태양의 후예’의 인기는 이제 말로 다 못할 지경이다.

‘태양의 후예’를 지휘하고 있는 KBS 배경수 CP는 3일 “잘 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 “너무 잘돼서 두려움마저 느껴질 정도”라고 웃었다.

실제로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표현을 배 CP만 한 게 아니다. ‘태양의 후예’의 많은 관계자가 같은 표현을 하고 있다. “너무 사태가 커져버린 느낌이다” “너무 잘되니 얼떨떨하고 무섭다”는 반응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정도로 ‘태양의 후예’가 폭발적인 신드롬을 낳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태양의 후예’를 진두지휘해 한류 드라마 최초로 한중 동시방송을 이끌어내고 대대적으로 성공시킨 배 CP와의 최근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전한다.

그는 “‘태양의 후예’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이 노하우를 쌓아서 제2의 ‘태양의 후예’를 만들어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성공을 예상했나.

▲대본을 보고 송중기가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보다 강력한 한류스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고, 극중 ‘다나까’ 군대 말투가 대유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본이 재미있기 때문에 잘 될 줄은 알았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반응이다.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집단의 노력이다. 5년에 걸쳐 여러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한중 동시 방송에까지 이르는 과정에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절대 누구 혼자 만들어 성공한 게 아니다.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말이 있었다. 시기와 질투 어린 시선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변수도 이어졌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아지는 과정에서 콘텐츠가 숙성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뭐가 그렇게 어려웠나.

▲사전제작 드라마가 성공한 예가 없었고, 대작이라는 점이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KBS가 그 어려운 기획에 과감히 도전해 한중 최초 동시 방송을 성공시켰다. KBS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방송사로서는 어려운 선택이었고 실제로 제작이 늦어져 편성이 두어 차례 밀리는 난관도 겪었다. 초반에 병원 촬영이 많았는데 난데없는 메르스로 한달간 촬영을 쉬어야했고, 고난도 촬영이 많아 제작기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KBS는 우수한 PD와 자원을 적극 투입했고 진취적으로 달려들어 결국 성공시켰다. KBS니까 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왜 인기라고 생각하나.

▲멜로가 주효했지만 기본적으로 건강성이라고 본다. 주인공의 직업인 의사와 군인이라는 캐릭터는 헌신하는 직업이다.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과 그들이 지향하는 목표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고 본다. 사회적으로 분명히 필요하지만 실현되기는 힘든 공공재적 가치를 지향하는 인물들의 헌신과 사랑이 건강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애국심을 강요하고, 군국주의 색깔을 띤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태양의 후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또 해외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되지 않나.

--김은숙 작가와 김원석 작가의 협업이 주효했다.

▲이종교배가 주효했다. 작가들이 자기 복제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돌파구로 삼을 수 있는 게 다른 작가와의 공동 작업인 것 같다. 김은숙 작가 역시 자신과 전혀 다른 색깔의 김원석 작가와 이종교배를 했고, 그 협업시스템을 성공시켰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이야기를 확장시킨 것이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면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태양의 후예’처럼 작가들끼리의 이종교배 시스템이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태양의 후예’를 사간 중국 아이치이가 대박이 났다.

▲‘태양의 후예’의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는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한류 콘텐츠 수출에서 중국과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정착시켜야한다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류 콘텐츠의 미래가 있다.

또 우리 역시 ‘태양의 후예’의 제작과 성공 노하우를 쌓아서 제2의 ‘태양의 후예’를 계속해서 만들어내야한다. 좋은 콘테츠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만이 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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