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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정우성이 시청자를 두 번 놀라게 했다.
16일 JTBC ‘비정상회담’에 정우성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본방사수한 시청자들은 그의 비주얼에 한 번 놀라고, ‘정우성이 말을 이렇게 잘했나?’라는 생각에 또 한 번 놀랐을 것이다.
이날 검은 수트를 입고 등장한 정우성은 난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신있게 전달했다.
현재 UN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3년째 활동 중인 정우성은 “전에도 사회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막연했었다. 언젠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며 “처음 기구에서 제안이 왔을 때 책임감이 따른다는 사실 때문에 약간 주저했었다. 그러나 이런 기회를 미룬다면 언제 실천할 수 있을까 생각 끝에 하게 됐다”고 UN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날 ‘왜 우리가 난민을 도와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궁금증에 정우성은 “주변에 도와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그 안에 난민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난민만 도와라, 난민이 최우선이다는 건 아니다”고 답을 제시했다.
샘 오취리의 “난민에게 무조건적인 경제적 지원을 주면 안주하지 않겠느냐”는 발언에는 “레바논에서 만난 한 여인이 생각난다. 1년 전 시리아에서 폭격으로 남편을 잃었다더라. 그 후 5명의 자녀들이 엄마에게 경제권이 없다는 걸 알고 엄마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봐도 ‘UN 난민기구에서 다 해주지 않나’라고 말해 억장이 무너졌다고 한다. 그들은 하잘 것 없는 직업이라도 갖고 돈을 벌어 아이들을 당당하게 키우고 싶은 거다. 혜택을 받으니까 안주하지 않느냐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이어 정우성은 “난민들이 원하는 건 다른 나라 정착이 아니다. 평화를 찾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다. 평화를 찾으려면 종교분쟁, 인종 문제, 민족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분쟁이 일어난 지역에 가면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도대체 왜 싸우나, 종교는 사랑하라고 있는 건데 폭탄 터뜨려 죽이고. 우린 모두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정우성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난민에게 얼마나 무관심 한 지와 난민을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기도.
정우성은 “시리아에 직접 봉사를 가보고 싶다고 하는데, 불가능하다. 시리아는 분쟁 지역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위험의 소지가 있다. 저 역시도 아무도 데려가지 않고 UN 난민기구 직원과 단둘이 동행한다. 마음은 고맙지만 이해가 안 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품 지원도 많이 말씀해 주시지만, 현금 지원이 최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정부와 기업 후원금이 대단하다. 그러나 민간 후원금은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섰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정이 많고 따뜻하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기업 후원 수치가 낮다. 기업들도 선투자라는 개념으로 좀 더 크게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전했다.
이날 ‘비정상회담’에서 정우성이 딱딱한 내용만 전달한 것은 아니다.
MC전현무가 “잘생긴 얼굴로 셀피를 못 찍는다고 들었다. ‘그 얼굴 그렇게 쓸 거면 나 줘’라는 댓글이 많다”고 말하자, 정우성은 “가져가세요, 드릴게요”라며 쿨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전현무를 ‘깍쟁이’, 성시경은 ‘도도남’이라고 평했고, 유세윤에게는 ‘악연’이라는 표현을 써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저 정우성을 ‘잘생긴 배우’로만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UN 난민 친선대사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정우성의 당당한 소신 발언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사진 = JTBC ‘비정상회담’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