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는 19일 도쿄돔 공연을 열기 전 국내 취재진과 간담회에서 일본 활동이 원활해진 기쁨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2월 에이벡스와 분쟁을 종료하는데 합의하고서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노력으로 여러 문제가 해결되면서 이번 일본 3개 도시 돔 투어를 열게 됐고 다음 달 즈음 JYJ로는 처음으로 일본어 싱글도 선보이게 됐다.
지난 시간 동안 일본 언론에도 소개되지 않았던 이들은 지난 17일에는 일본 매체들과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김재중은 “공연을 하더라도 일본 어느 매체에서도 기사 한 줄 나간 적이 없었다”며 “일본 매체와 기자회견을 하는 게 어색했다. 이제 우리의 활동이 많은 분께 소개되고 공연을 보지 않은 분들도 매체를 통해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새롭고 많이 기뻤다”고 말했다.
이번 도쿄돔 공연은 JYJ로는 일본에서 처음 여는 돔 투어인 ‘이치고 이치에’(평생 단 한 번뿐인 만남)의 일환이다. 18~19일 도쿄돔에 이어 12월 13~14일 오사카돔, 23~24일 후쿠오카 야후돔을 도는 일정이다. JYJ가 도쿄돔에서 공연을 여는 건 2010년 6월, 지난해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박유천은 “(공연을 앞두고) 손이 떨리고 먹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을 정도로 긴장했다”며 “일본 팬들을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도 한결같이 기다려주는 게 어느 때보다 신기하고 감사했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김재중과 김준수도 “오랜 시간 우리를 사랑해준 분들과 함께 하며 가족처럼 따뜻한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동방신기 시절 노래인 ‘비긴’(Begin)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멤버들은 ‘울컥’했고 팬들은 눈물을 보였다.
김준수는 “’비긴’의 가사에 우리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고 추억도 있는 곡이어서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투어에서 조용필의 19집 수록곡 ‘걷고 싶다’의 일본어 버전을 선곡한 김재중은 “촬영차 제주에 갔을 때 차를 타고 달리다가 이 노래를 듣고 너무 좋았다”며 “조용필 선배님이 일본에서도 유명하시니 혼자만 듣기 아까웠다. 조 선배님께 연락해서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가이드(데모 녹음) 음원을 보내드렸는데 ‘잘 불러달라. 같이 밥 먹자’고 하셨다. 아직 찾아뵙진 못했는데 노래를 잘 부르고서 한국 돌아가 뵐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JYJ란 이름으로 일본에서 처음으로 음반을 정식 유통하는데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이번 공연에서도 싱글 음반에 수록될 타이틀곡 ‘웨이크 미 투나잇’(Wake me tonight)과 국내에서 발표한 노래 ‘백 싯’(Back seat)의 일본어 버전을 처음으로 들려줬다.
김준수는 타이틀곡에 대해 “돔 투어를 고려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댄스곡으로 정했다”며 “후렴구가 듣기 편하고 일본 느낌이 있으면서도 우리 색깔을 잘 보여주는 신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멤버들은 이어 올해로 국내 데뷔 10주년을 맞았고, 내년 일본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어 지난 시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김준수는 “10년이란 시간은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을 정도로 휘황찬란하면서도 우여곡절이 많아 평범한 20대의 삶 같진 않다”며 “그러나 많은 경험이 됐던 시기여서 50세, 60세가 되도 내 인생에서 20대는 가장 잊을 수 없는 10년일 것 같다. 20대가 없었으면 30대도 없으니 후회 없이 행복한 10년이었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지금의 아이돌 그룹이 이끄는 일본 내 K팝 한류의 첨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동방신기로 데뷔하던 때는 한국 보이그룹이 일본에서 성공 가능하다는 인식이 전무한 때였고, 이들은 일본 시스템에서 트레이닝받은 뒤 일본어로 음반을 내며 활동해 지금의 K팝 그룹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김재중은 “우린 K팝 가수로 한류를 타고 일본에 진출한 게 아니라 일본 시스템을 기본으로 일본어로 앨범을 내며 시작했다”며 “현재 활동하거나 진출하는 분들도 K팝 스타라고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지 말고 팬과 가까운 거리인 작은 공간에서 공연을 시작해 규모를 키워나가는 게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내 한류가 쇠퇴하고 있다는 견해가 많은 상황에서도 건재한 비결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사랑해주는 이유는 우리도 궁금하다”고 웃었다.
오랜 시간 함께 한 서로에 대한 고마움도 표시했다. 이들은 개별 활동을 하다가 한 무대에 서니 “반갑고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박유천은 “(멤버들이) 대화가 필요할 때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고 대화를 해준다”며 “정말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준수도 “’나 혼자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무대에서 노래할 때 토크할 때 불현듯 고마움을 느낀다. ‘함께 10년간 해왔구나’란 생각에 울컥한다. 한 달 간 연락 안 하다가 만나도 어제 술자리에서 본 사람처럼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들의 30대 모습에 대해서도 마치 입을 맞춘 듯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30대에는 어떤 시간을 보낼까’ 그려보는데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셋이 언제든지 모여서 밥 먹고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며 건강한 모습으로 30대를 같이 웃으며 헤쳐나갔으면 합니다. 하하하.”(세 멤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