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개봉한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영화에서 여성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대표적인 페미니즘 로드무비다.
그렇다면 영화가 개봉한 지 25년이 지난 지금 할리우드에서 여성이 주연을 맡아 활약하는 영화가 많아졌을까.
델마와 루이스에서 루이스역을 맡은 배우 수전 서랜던은 최근 프랑스 칸 영화제에 참석해 현재 영화계에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서랜던은 델마와 루이스 2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델마와 루이스를 다시 만들어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만화영화로나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델마와 루이스 같은 영화를 다시 만들 수 없는 이유로 공식에 따라 영화를 제작하는 남성 스태프가 급증한 점을 꼽았다. 여성을 주연을 맡을 수 있다고 보는 상상력이 이들에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랜던은 “모두가 ‘버디 영화’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영화 제작사가 여성에 대한 통찰을 얻은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버디 영화는 델마와 루이스처럼 동성 두 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다.
그러면서 “여성은 주인공으로 여성이나 남성을 둘 다 생각하는데, 남성은 여성에게 주연을 맡기고 남성은 뒤로 빠진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랜던은 “여배우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잣대가 엄격해져 내가 요즘 일을 시작한 배우였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농담을 던졌다.
서랜던은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모든 할리우드 배우들이 하는 일에 비해 불합리한 임금을 받는데, 왜 우리는 남자처럼 불합리한 임금을 받을 수는 없느냐”고 되물었다.
델마 역을 맡았던 지나 데이비스도 “여성이 CEO나 고위 관료가 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실과 달리 영화는 하룻밤에 모든 게 바뀔 수 있다”며 “누군가 만들 다음 영화에서는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랜던은 아동 성폭력 논란이 불거진 우디 앨런 감독에 대해서 “그는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했고 그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