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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래, 그런거야’ 종영 인터뷰…“김수현 대본은 심장 움직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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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리, 눈부신 미모
남규리, 싱그러운 미모
남규리, 청순한 분위기
남규리, 일상이 화보
남규리, 독보적인 청순미
남규리, 인형미모
사랑스러운 남규리
남규리, 설레는 눈빛
포즈 취하는 남규리
“저 자신이 잘 나가지 못하는 배우라…….”

예상하지 못한 말에 3평 남짓한 공간은 일순간 적막감에 휩싸였다.





눈을 들어 마주한 남규리(31)의 동그란 눈에서 거짓은 느껴지지 않았다.

남규리는 종영을 앞둔 SBS TV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에서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지 못한 배우 이나영으로 등장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묻자 데뷔 6년 차 배우는 조심스럽지만 또렷한 말투로 답을 내놓았다.

“저를 좋아하는 시청자도 있지만,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도 있으니깐요. (잠깐 숨을 고르다가) 제가 작품을 띄엄띄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항상 선택받고, 항상 기다려야 하는 순간의 연속이에요.”

연기 갈증이 심했을 남규리에게 ‘그래, 그런 거야’는 단비와도 같았다.

17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남규리는 “단 한 순간도 게을리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지난 9개월을 회고했다.

◇ “김수현 작가 대본 읽으면 심장 움직임 느끼죠”

그룹 씨야 출신인 남규리는 연기 데뷔작 ‘인생은 아름다워’(SBS·2010년)에서 김수현 작가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래, 그런 거야’를 준비하던 김 작가는 “그 역은 규리가 잘할 거야”라는 말로 남규리를 추천했다.

일각에서는 남규리를 벌써 ‘김수현 사단’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김 작가 이름이 나오자마자 미소 지은 남규리는 “작가님이 저를 예뻐하기 보다는 성실하게 하는 모습을 잘 봐주신 것 같다”면서 “처음 함께 한 작품이 좋았으니 저를 불러주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남규리는 “대본을 읽으면 심장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느낀다”는 말로 김 작가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작가님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지만, 일단 우리는 대본을 읽는 사람들이잖아요. 작가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저 말고도 많은 연기자가 작가님 대본을 읽다 보면 그 캐릭터를 맡은 배우까지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남규리에게 ‘그래, 그런 거야’는 “멋모르고 연기한” ‘인생은 아름다워’보다 비교할 수 없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6년이 지났는데 실망하게 해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작가님에게 ‘제가 이렇게 자랐습니다’라고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이나영 자체가 오버스러운 캐릭터”

연출을 맡은 손정현 PD와 김 작가는 통통 튀는 캐릭터를 맡은 남규리에게 특별히 대사를 빠르게, 큰 목소리로 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두 사람으로부터 “젊은 사람이 왜 인생 다 산 사람처럼 천천히 이야기하느냐”, “아동극 하느냐”는 타박을 들은 끝에 대사를 빨리 소화하려고 부단히 애썼다고.

“‘속사포 대사’를 할 때 솔직히 힘들더라고요. 우리 드라마는 또 대사가 길고 리듬감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으니 속사포로 이야기해야 했어요. 그런데 저는 가수로 활동할 때도 녹음실에서도 반 박자 느린 스타일이어서……(웃음)”

감정이 표출되는 장면을 몰아서 찍은 탓에 준비한 만큼 표현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남규리의 얼굴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드러났다.

“감정의 흐름이라는 게 이어지는 것이잖아요. 연기할 때 감정을 무 자르듯이 보여주기가 어려워요. 연기력이 뛰어난 분들은 그게 가능하지만 저는 그만한 능력이 없어서…….”

남규리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연기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나영은 원래 굉장히 ‘오버스러운’ 캐릭터로 설정됐다”며 적극적으로 변호하기도 했다.

“이 동네 저 동네 참견하고, 하고 싶은 말 딱딱 하는 인물이잖아요. 약간 엉뚱한 구석도 있고요. 제가 항상 기분이 좋아야 끌어올릴 수 있는 캐릭터였기에 현장에서도 항상 즐거운 기분을 유지하려고 했어요.”

◇ “시청률과 인기는 하늘이 주는 것”

남규리는 드라마 초반부 번번이 좌절되는 캐스팅에 실망한 이나영이 오열하던 부분을 유난히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나영이가 소주를 마시고 울면서 ‘나 얼마나 너덜너덜 비굴한지 아니’라고 말하는 모습에 정말 크게 공감했어요. 그런 장면이 좀 더 자주 나왔으면 시청자들이 좀 더 나영이를 이해하고, 흥미를 느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남규리는 이어 “사람이 그런 좌절을 계속 겪다 보면 겉으로는 더 밝은 모습으로 살면서 자신을 겨우 지탱하는 것 같다”면서 “슬픔이나 그늘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으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남규리는 조기 종영의 운명을 맞은 ‘그래, 그런 거야’의 부진에 대해 “시청률도, 인기도 하늘이 주는 것”이라며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매일 시청률 확인하는 순간은 아쉽지만, 그때 잠깐이었어요. 연기에 빠져서 일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으니까요. 시청률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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