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너무 빨라. 다시!”

김주리가 톱 브랜드의 화장품 모델에 발탁돼 지난달 말 CF 촬영을 했다. 그를 발탁한 한 관계자는 “흠 잡을 데 없는 미모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발레학교출신답게 지적인 매력도 갖추고 있다”면서 “성장 가능성이 커 단일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도 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초보 연기자의 출발은 실수투성이였다. 촬영 현장에서 김주리는 수도 없이 NG 소리를 들어야 했다. 피사체를 빨아들일 듯한 카메라 렌즈 앞에서 그의 표정과 동작은 모두 어색했다. 어느 때 웃어야 할지. 어느 때 동작을 멈춰야 할지 몰랐다. 모델의 잦은 실수는 현장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기 마련이었지만. 이번 촬영은 반대였다.
실수 연발이었으나 감독과 스태프는 그저 웃기만 했다. 김주리가 보여주는 천진난만함 때문이었다. ‘컷!’소리에 기가 죽을 법도 했지만.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소녀(?)의 해맑은 미소에 스태프들은 짜증보다는 웃음이 앞섰다. 촬영을 진행한 권정한 감독은 “하는 짓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꾸짖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오랜 촬영에도 힘들어하지 않고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예뻐보였다”고 말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이상이 더 소요된 끝에 촬영을 마친 김주리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광고를 통해 경험한 것이었지만 연기가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라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1년간 누렸던 미스코리아로서의 프리미엄을 뒤로 한 채 앞으로 그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만 한다. 김주리는 “어렸을 적부터 연기자가 되고 싶었어요. 미스 코리아에 당선되었을 때 여러 기획사에서 당장 주연을 시켜줄 테니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 거절했어요. 지금의 소속사를 택한 것도 ‘처음부터 배워보자’는 권유 때문이었어요. 시간이 걸려도 연기 수업을 제대로 해 시청자 앞에 서고 싶어요”라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고양 |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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