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양현석 사장님, 저희가 계속 애간장이 타고 있습니다. 빅뱅도 만나고 싶고, 투애니원도 만나고 싶어요. 우리가 좀 더 커야죠.”(데프콘)
순백의 단출한 배경이 돋보이는 지하 스튜디오에서는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정형돈과 데프콘 두 MC는 ‘섭외하고픈 아이돌’을 묻는 말에 재치있는 답변으로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에 대한 ‘짝사랑’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방송 1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다.
지난해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주간 아이돌’은 매주 인기 아이돌을 초대해 익살스런 대화와 게임을 펼치는 프로그램. 원래 8주짜리 아이템으로 출발했지만 정형돈과 데프콘 두 MC의 걸출한 입담에 힘입어 어느새 1주년을 축하하게 됐다.
1주년 소감을 묻자, 정형돈은 “매주 마지막 방송이 될 것만 같았다”며 웃고서 “일단 온전히 (아이돌) 한 팀이 나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온전한 팀으로 나와서 멤버들 사이에 호흡도 잘 맞는다. 편안하게 말을 하는 것 같다. ‘아이돌 랭킹’ 같은 경우 아이돌이 직접 투표하다 보니까 색다른 맛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MC 데프콘은 ‘주간 아이돌’을 통해 래퍼에서 진행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어느덧 1년이 흘렀습니다. 사실 정형돈과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것 자체가 즐거웠죠. 그동안 함께했던 아이돌 친구들에게 고맙습니다.”
진지한 말이 익숙지 않은 듯 그는 연방 웃음을 ‘쿡쿡’ 터뜨렸다.
정형돈과 데프콘은 지난달 그룹 형돈이와 대준이를 결성하고 음반까지 냈다. 타이틀곡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는 직설적인 가사로 음악 프로그램 1위 후보에까지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두고 정형돈은 “(개그맨 가수가) 하나의 문화가 되고, 주류가 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매일 밥만 먹고 사나. 가끔은 자장면이 먹고 싶은 것처럼 나나 데프콘이 살아가는 여러 가지 길 중 하나인 듯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무한도전’에서 길과 결성한) 뚱스보다는 형돈이와 대준이가 좋아요. 데프콘은 저에게 ‘올인’ 해주는데 길은 리쌍도 해야 하잖아요.(웃음)”
데프콘은 “진지하고 무거운 힙합을 하다가 정형돈과 즐겁고 유쾌한 음악을 하게 됐다”며 “기존의 음악적인 고집이 작용하는 프로젝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형돈은 MBC 파업으로 장기간 결방 중인 ‘무한도전’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는 “빨리 좋은 쪽으로 어떻게든 결정이 나서 기다리는 분들께 인사를 드리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한도전’팀이 런던 올림픽 ID 카드를 발급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된 런던행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려는지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두 MC는 ‘주간 아이돌’의 아쉬운 점으로 해외 촬영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정형돈은 “PD가 시청률 1% 넘으면 원하는 곳으로 해외 촬영간다고 했다”며 “샤이니 편이 1.09%가 나왔는데 담당 PD가 1.1%이 넘어야 해외촬영이 결재가 난다더라”며 웃었다.
데프콘도 “차라리 tvN으로 가서 ‘일간 아이돌’을 하자”며 맞장구를 쳤다.
”’주간 아이돌’은 2주년 기자회견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다음에도 모셔서 저희의 경박한 리액션과 함께 대화를 할 기회가 생겼으면 하네요. 하하.”(정형돈)
”다른 방송 일정이 잡히면 그 전날부터 잠도 못 자고 고민이 많은데 ‘주간 아이돌’은 생활 일부분이 돼버렸어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나아가겠습니다.”(데프콘)
’주간 아이돌’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방송된다. 오는 18일과 25일 애프터스쿨·헬로비너스·뉴이스트와 함께 1주년 특집 방송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