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는 부슬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1만 명의 K팝 팬들이 모인 가운데 홍콩의 밤을 한껏 달궜다.
4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올 한해를 빛낸 국내 가수들과 중국어권, 미국 등 해외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 올 한해 빛낸 K팝의 향연…1만명 환호
아시아 대표 음악 시상식답게 홍콩 배우 류더화와 앨런탐, 대만 배우 허쥔샹, 중국 가수 천이쉰, 중국 감독 쩡즈웨이, 한중 커플인 채림과 가오쯔치 부부 등 중국어권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CNN, AFP, 로이터, BBC 등 86개 매체 150여 명의 해외 취재진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큰 규모에 걸맞은 특별 무대도 잇달았다. 가장 주목받은 건 단연 서태지였다. 서태지는 이날 아이유와 ‘소격동’을 함께 부르고 블락비의 지코, 바스코와 ‘컴백홈’을 부르며 합동 무대를 꾸몄다.
해외 아티스트 중에는 존 레전드가 눈길을 끌었다. 소녀시대 티파니와 엑소의 첸이 ‘그린 라이트’(Green Light) 1절을 부른 뒤 등장한 존 레전드는 2절을 이어 불렀고, 피아노를 치며 감미로운 음색으로 ‘올 오브 미’(All of Me)를 선사했다.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신해철을 추억하는 무대도 마련됐다. 아이유는 신해철의 영상을 배경으로 ‘날아라 병아리’를 부르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승철은 지난 8월 독도에서 탈북청년합창단과 부른 ‘그날에’의 영어 버전을 홍콩 어린이 합창단, 윤은혜와 함께 불러 참석 가수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MAMA’가 문화를 통해 창조 산업을 발전시킨 글로벌 창조 경제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축하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는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마력과도 같은 힘을 갖고 있다”며 “저는 문화 융성을 국정 기조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화가 서로의 마음을 열고 세계인들의 마음에 평화와 행복을 가져온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문화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문화 교류의 지평을 넓혀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만 명의 관객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의 플래카드와 야광봉을 들고 환호하거나 노래를 한국어로 합창했다. 후보가 소개되거나 상을 호명하는 순간에는 함성이 한층 커졌다.
공연장에서 만난 엑소의 홍콩 팬 비너스와 윙(이상 14)은 손수 만든 플래카드를 펼쳐보이며 “엑소의 홍콩 팬클럽 회원이다. 멤버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성격이 매력적이다. 오늘 엑소가 여러 개의 상을 받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 MAMA의 진화…문화 관련 중소기업과 상생 도모
올해 MAMA는 문화 관련 중소기업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컨벤션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미국에서 한류 컨벤션 ‘케이콘’을 주최하고 있는 CJ E&M은 이 행사 경험을 토대로 경제 가치 창출을 위해 문화 산업과의 연계를 계획했다.
CJ E&M의 김성수 대표는 “케이콘이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라면 MAMA는 B2B(기업 간 거래)에 해당한다”며 “MAMA가 단순한 음악 시상식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 콘텐츠 기업이 상생하는 문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공연장에 마련된 공동 전시관에는 CJ E&M이 중소기업청,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지원을 받아 선정한 뷰티, 패션 분야의 56개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이곳에 마련된 부스에서 홍콩, 광저우, 선전 등에서 온 중국어권 바이어 100여 명과 기업당 최소 5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다. 또 전시 공간 안쪽에 방탄소년단 등의 스타와 직접 만나는 팬미팅을 마련해 한류 팬들의 주목도를 높였다.
이곳에서 만난 위너의 중국 팬(여·31)은 “위너를 좋아하면서 한국 화장품을 쓰고, 한국 음식도 즐기게 됐다”며 “전시 제품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앞으로 규모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