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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딱 맞아떨어졌다. K2TV 미니시리즈 ‘쾌걸 춘향’(홍정은 홍미란 극본·전기상 지병현 연출)에서 몽룡으로 활약하고 있는 재희(25)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재희는 지난해 말 청룡영화제에서 영화 ‘빈 집’으로 남자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또 ‘쾌걸 춘향’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 더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30%대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견인하는 등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재희


● 선택-변신

재희는 영화 ‘빈 집’으로 자신의 이름 두 자를 알렸다면 드라마 ‘쾌걸 춘향’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는 ‘쾌걸 춘향’에 처음 캐스팅되었을 당시 “아직은 드라마가 더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빈 집’으로 신인상을 탄 이후 수많은 영화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돈 내고 보는 영화보다는 우연히라도 TV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얼굴을 알리기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또 ‘빈 집’이 음지의 느낌이었다면 ‘쾌걸 춘향’은 양지의 느낌이라는 것이 또 다른 선택의 이유였다.

“장르나 배역을 구분해서 정한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를 바꿔가며 연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의 선택이 적중했다. 재희는 “이제는 길거리에 서 있으면 사람들이 ‘몽룡이다!’라며 알아보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 몽룡-성격

재희는 로맨틱 코미디 성격이 짙은 ‘쾌걸 춘향’에서 전체적으로는 강한 코믹연기를 보여줘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춘향과의 애정전선에서는 섬세한 감정연기를, 변학도와의 대결구도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연기를 펼쳐야 한다. 이렇게 기복이 심한 연기를 재희는 어려움 없이 넘나들며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하고 있다.

“훈련을 따로 하진 않았어요. 그냥 몽룡이가 그런 사람이니깐, 그런 모습이 안 어색하게 하는 거예요.”

지난 96년 엑스트라로부터 시작한 재희는 97년 MTV 특별기획드라마 ‘산’에서 아역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에 발을 들여 놓았다. 데뷔 10년차의 연기경력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연은 처음이다.

성격이 몽룡과 비슷해서 나오는 연기일까. 재희는 “몽룡은 내가 만들어 낸 캐릭터”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몽룡과 비슷한 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는 “다른 점을 말하는 것이 더 쉽겠다”며 “몽룡의 우유부단한 점이나 애정표현이 서툰 점이 나와 다르다”고 덧붙였다.

“저는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요. 몽룡이는 춘향에 대한 마음을 알고도 한참을 말 못했지만, 저는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 바로 고백하는 성격이죠.”

● 춘향-이상형

그렇다면 몽룡과 춘향(한채영)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춘향과 몽룡이 14일 방송에서는 밸런타인 데이에 걸맞은 핑크빛 키스신도 예고하고 있지만, 변학도(엄태웅)의 추격이 본격화하면서 반전을 예상하는 시청자들도 늘고 있다. 몽룡이 춘향의 마음을 잡아세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재희는 “결말에 대해서 함구하라는 제작진의 당부를 받았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변학도에게 춘향을 빼앗기면 몽룡이 아니죠”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춘향 같은 여자가 실제로도 좋을까. 재희는 “춘향이 같이 마음씀씀이가 예쁜 여자가 좋다”며 몽룡이다운 답을 내놓았다.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고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양보할 줄 아는 사람이 좋아요. 춘향이 틱틱대는 듯 하지만 몽룡에 대한 마음씀씀이가 예쁘잖아요.”

또 자신이 애정표현에 시원시원하듯 여자도 그래 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춘향이도 애정표현을 못하는데 그런 건 싫어요. 저는 얘기 안해주면 몰라요.”

● 미래-도전

다음달 1일 종영하는 ‘쾌걸 춘향’을 마치는 대로 일단은 휴학 중인 단국대 연극영화학과에 돌아갈 예정이다. “더 늦으면 너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어린 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듣겠더라고요.”

시나리오를 써보겠다는 욕심도 있다. 이번 학기가 될지는 모르지만 학교에서 제대로 시나리오를 공부하려고 한다.

또 필요하다면 공백기도 가질 생각이다. ‘빈 집’으로 조명을 받기 직전 재희는 2년여의 공백기가 있었다. 영화 ‘해변으로 가요’에 출연하는 등 끊임없이 연기생활을 하다가 잠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수 있는 좋은 시기였고, 그 후 결과도 좋았다. 그래서 다음에라도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시간을 갖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당장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의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이제는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본 NHK에서 방송할 예정인 드라마의 제작진이 재희를 보기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었다. 재희는 “아직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인기에 탄력을 받은 재희의 도전은 일본에서든 한국에서든 얼마간 계속될 전망이다.

조성경기자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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