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조금으로 손자와 외롭게 살지만 시를 습작하며 소녀적 감성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60대 중반의 여성 ‘양미자’를 열연한 윤정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2시간20분에 달하는 다소 긴 상영시간 동안 거의 모든 장면에 나올 만큼 연기 투혼을 불살랐다. 출연 분량 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300여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도맡으며 다진 내공을 발휘했다. 특히 여주인공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비슷한 또래의 한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장면에서는 속옷 차림에 상반신 일부를 노출하고 처연한 눈빛 연기를 선보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도 그는 감동과 여운을 만끽하려는 듯 한참동안 자리를 일어서지 못하며 잠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보통 시사회의 경우. 주연 배우들과 감독을 비롯한 주요 영화 관계자들은 상영 종료 직전 먼저 극장을 빠져나가는 게 관례다. 상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주인공은 실제의 나와 무척 닮았다. 연기하면서도 참 많이 울었다. 관객들이 아름답게 봐 주시면 고맙겠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감독은 칸 진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영화제는 국가대항 올림픽이 아니다. 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게 (작품에 대한) 평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는 관객의 몫”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시’는 칸 개막에 맞춰 다음달 13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조성준기자 whe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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