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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데뷔한 원조 꽃미남 밴드…21일 싱글 ‘리본’ 발매

1세대 아이돌 그룹 클릭비가 13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다.

클릭비<br>DSP 제공
지난 1999년 7인조 ‘꽃미남’ 밴드로 데뷔한 클릭비는 ‘드리밍’(Dreaming), ‘백전무패’, ‘카우보이’ 등의 히트곡을 내며 사랑받았다. 이들은 2002년 3.5집 앨범 ‘너에게’를 끝으로 7인 체제 활동을 마감했고, 이후 우연석·오종혁·강후(김태형)·김상혁이 4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갔다.

클릭비는 재작년 12월 데뷔 당시 소속사였던 DSP미디어(구 대성기획)가 주최한 패밀리 콘서트 ‘DSP 페스티벌’에서 군 복무 중인 유호석을 제외하고 6명이 함께 무대에 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컴백 계획을 구체화하고 지난달 27일 방송된 SBS TV ‘심폐소생송’에도 출연했다.

클릭비를 최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우연석·강후·오종혁·김상혁·하현곤·유호석·노민혁은 오랜만의 기자간담회 자리가 어색한 듯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원조 아이돌’답게 곧 이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먼저 ‘완전체’로 컴백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멤버들은 그동안 클릭비 데뷔 일인 8월 7일과 연말에 꼭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그런 자리에서 ‘우리도 한번 같이 해볼까’라는 이야기는 계속 나왔다. 하지만 결정적 계기가 된 건 재작년 열린 ‘DSP 페스티벌’이었다.

우연석은 “2년 전 DSP 콘서트에서 오랜만에 멤버들과 무대에 서고 많은 생각을 했다”며 “그 이후로 컴백하자는 데 모든 멤버가 의견을 같이했고, 그 후 계획이 구체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지오디,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90년대 아이돌 그룹이 연달아 컴백한 것이 자극이 되진 않았을까.

오종혁은 “다른 그룹이 컴백한다고 ‘그것 때문에 해볼까’ 생각했던 건 절대 아니다”라며 “저희끼리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노민혁은 “저희 컴백 소식이 흘러나올 때마다 기뻐해 주시고, 기다려주신 팬들이 있었다”며 “저희를 기다려준 분들이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그때부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기 활동했던 동료 그룹과 경쟁을 해야 하는 부담도 있을 법했다. 또 까마득한 후배 아이돌과 같은 무대에 서야 하는 기분은 어떨까.

우호석은 “저희를 지금 아이돌과 견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저희는 기다려주시는 팬들이 있다. 다른 그룹과 경쟁심도 없고, 활동하는 영역도 다르다”라고 잘라말했다.

어렵게 컴백을 결정했지만 앨범을 내기는 더 쉽지 않았다. 클릭비는 지난 2011년에도 음반을 발매했지만 발매 시기가 오종혁의 입대와 겹치면서 추후 활동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김상혁은 “이번에 완전체로 컴백하는데 저희만의 축제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했다”며 “또 요즘 예전에 대한 향수, 그리움이 있는데 그 분위기에 편승하려고 나온다고 생각하실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희를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고민은 지금도 하고 있다”고 했다

음악적으로도 난관이 있었다.

노민혁은 “멤버 개개인이 음악적으로 하고 싶은 방향이 다 달랐다”며 “만나는 시간 맞추는 것도 힘들었다.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우연석도 “음악적으로 하나로 만들기가 힘들었다”며 “다행히 민혁이가 중심이 돼서 이끄는 상황이 됐고, 다행히 잘 마무리됐다”고 했다.

예전과 다른 음악 트렌드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

오종혁은 “저희가 활동했던 시기와 요즘 음악이 사운드에서 차이가 있다”며 “예전 음악은 리얼 악기 소리가 중심이 됐지만 요즘은 기계적인 소리가 많이 들어간다. 그 중간점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고 밝혔다.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며 클릭비의 색깔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는 추가 설명도 돌아왔다.

이런 과정에서 나온 앨범이 바로 싱글 ‘리본’(Reborn)이다. 싱글 타이틀곡 ‘리본’은 과거의 사랑과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남자의 다짐을 노래한 곡으로, 강렬한 록 사운드와 힙합 리듬이 결합됐다.

멤버들은 앨범 발매 후 음악 프로그램에는 나가지 않은 것으로 합의했다.

유호석은 “대신 팬들과 콘서트에서 만날 예정이다”라며 “어린 후배들과 경쟁하는 것도 싫지만 공연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설명했다.

멤버 중 김상혁은 활동 당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으로 대중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그는 지금까지 10년을 자숙했고, 이에 대해 가혹했다는 평가도 있다.

김상혁은 “저같이 물의를 일으킨 분들이 저보다 먼저 복귀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하지만 자숙기간이 짧다고 반성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냥 그분들에게는 기회가 빨리 왔을 뿐”이라고 성숙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앞으로 대중에게 비취지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멤버들은 쉬는 동안 다양한 활동을 했다. 유호석은 ‘에반’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예명을 ‘강후’로 바꾼 김태형과 오종혁은 뮤지컬 배우로 활약했다. 하현곤과 노민혁은 ‘하현곤 팩토리’와 ‘애쉬그레이’로 각각 꾸준하게 음악활동을 펼쳤다. 우연석은 사업가로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다음 달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콘서트도 개최한다. 컴백곡이 1위를 하면 서울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클릭비에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오랜 공백기가 있어서 어떻게 비칠까 걱정되지만 절대 단발성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팬분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새로운 클릭비의 음악도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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