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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 드라마 ‘끝없는 사랑’의 주인공 황정음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해 준 ‘발연기’ 논란에 감사하고, ‘지적질’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발전이 없을 것 같아 오히려 섭섭하다는 이 배우. 무엇이든 흡수하려 달려드는 다부진 모습이 밉지 않다. 배우 황정음(29)이다.

황정음은 자기 반성의 말을 연거푸 쏟아냈다. “이번 드라마(‘끝없는 사랑’)는 긍정을 넘어 자만했음을 반성한다”는 그는 “그래도 끊임없이 연기를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얻어 감사하다”며 웃었다.<br>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걸그룹 ‘슈가’ 출신으로 2005년 연기자로 전향해 어느새 올해로 연기 경력 10년째다.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겪는 통과의례인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연기자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격적으로 배우로 이름을 알린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을 비롯해 ‘자이언트’(2010), ‘내 마음이 들리니’(2011), ‘골든타임’(2012), ‘돈의 화신’ ‘비밀’(2013), ‘끝없는 사랑’(2014)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히 연기 이력을 다져 온 그다.

“고만고만한 작품으로 안정되게 가느냐, 어려워도 도전하느냐의 갈림길에서는 늘 후자를 선택했어요. 일찍부터 걸그룹 생활을 하면서 나를 괴롭혀야 무언가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수많은 경험이 쌓이면 결국 그게 내공이 되는 거니까요. 저는 드라마를 통해서 인생을 배웁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끝없는 사랑’에서 그는 1980년대 고아 출신으로 소년원에 갔다가 법대에 입학하고 여배우로 데뷔했다가 다시 인권변호사로 성공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여인이 됐다. 극의 전개는 빨랐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 탓에 시청자들과의 소통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드라마 ‘비밀’을 끝내고 방송 3사에서 미니시리즈 대본이 다 들어왔어요.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정말 기뻤죠. 하지만 ‘비밀’보다 더 센 드라마, 남들이 못 하는 드라마를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끝없는 사랑’에 도전했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그땐 제가 너무 자만했던 것 같아요.”

남의 말 하듯 자신에게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만큼 오히려 ‘맷집’은 더 좋아졌다. “발연기의 아이콘이었던 황정음이 이 정도로 작품을 마무리한 것이 대견하지 않으냐”며 털털하게 웃었다. 작품에서 망가질 수 있는 힘도 자존감에서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좌절했던 순간이 있었다. 이선균, 이성민과 출연했던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에서였다.

“연기 잘하는 두 선배님에게 너무 치이고 자신감을 잃은 데다 연기에 대한 흥미까지 잃어버렸어요. 한마디로 ‘멘붕’이었죠. 그다음 ‘돈의 화신’ 때 마음을 추슬렀어요. ‘비밀’은 이전에 경험하고 습득했던 것을 터뜨려 잘 활용한 시간이었고요. 근데 요즘 저는 또 길을 잃은 느낌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더 많은 공부가 되겠지요?”

이번 작품에 온갖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무조건 발랄한 캐릭터로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할 일이 많다.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그동안 촬영하느라 못 읽었던 책이나 실컷 읽고 싶다”는 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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