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는 지난 6일 업로드된 참여연대 팟캐스트 ‘참팟’에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 부부와 함께 출연해 ‘태양의 후예’와 관련된 후일담과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투표에 대한 생각 등을 털어놨다.
그는 “‘언제부터 그렇게 잘생겼어요?’ 같은 대사도 다 실제로 제가 했던 것”이라며 “저보고 오글거린다고 (‘시그널’을 쓴) 김은희 보고 좀 배우라고 하는데, 전 제 덕에 은희가 (잘 쓴다고) 칭찬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다.
김 작가는 ‘태양의 후예’의 인기에 대해 “제가 잘 써서가 아니라 안 볼 수가 없겠더라”며 겸손해하면서 “재방료가 많이 들어올 것 같아 좋기는 하다”며 깔깔 웃었다.
인기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예상은 못 했지만”이라고 답했다가 김은희 작가의 타박을 받고 “되게 행복하네요”라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는 모토가 ‘받은 만큼 일한다’다. 지금도 받은 만큼 진짜 쎄가 빠지게(힘들여) 일하고 있다”며 “(글을 쓰는) 기간도 기간인데 직장 다니는 분들은 퇴근하고 잠깐 회사 일을 놓을 수 있는데 (작가는 일이) 꿈까지 따라온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아이씨, 꿈 좋았는데’하기도 하고 일을 시작하면 24시간 계속 캐릭터들과 같이 생활을 하는 게 많이 힘들기도 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를 쓰는 작가고, 앞으로도 써야 하는데 이런 (어려웠던 시절) 이야기를 하면 그런 쪽으로 보는 시선이 조금 불편하다”면서도 고등학교 시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남동생이 두 명 있는데 학교에 돈을 내야 하는 시기가 비슷하면 동생들이 그걸 나에게 ‘몰빵’해줬어요. 집에 우산이 하나밖에 없는데 동생들이 자기들은 뛰어가고 나 쓰라고 우산을 놓고 가기도 했어요. 지금 내가 그걸 아주 비싸게 갚고 살아요.(웃음) 두 동생이 그렇게 착했어요 제 남자주인공들이 남모르게 배려하는 모습들은 그런 데서(동생들과의 경험) 나오는 것 같아요.“
그는 7년간 경리 일을 해 모은 2천만원을 가지고 부모님 몰래 상경해 대학교 시험을 봤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엄마에게 합격했다고 이야기 했더니 ‘너 할만큼 했다. 네 갈길 가라’고 했다. 등록금 밖에 못해주니 생활은 알아서 하라고 하면서도 하나 약속한건 ‘너한테 더는 손은 안 내밀게’라고 했다“는 과거사를 전했다.
김은숙 작가는 ”나이가 들면 몸이 늙는 것보다 정신적으로, 약간 ‘꼰대’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 같아서 그런 걸 굉장히 경계하는 편“이라며 ”젊은 친구들과 대화하고 음악 프로그램도 열심히 본다“고 말했다.
‘꼰대’의 정의를 묻는 말에는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라며 ”전파는 작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총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은숙은 ”제가 엄청나게 까여봐서 아는데 안 보고 까는 분들이 있다. 보면 안다“며 ”투표를 하고 까야지 투표를 안 하고 까는 건 불성실한 태도“라고 재치있게 투표 참여를 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