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등 잇따른 제작… 장르 저변 넓혀

성공 여부, 상상을 구현해 내는 정도에 달려

웹소설 ‘저스티스’. 네이버시리즈 제공
웹소설 ‘저스티스’. 네이버시리즈 제공
모바일 시대에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웹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웹소설의 드라마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 ‘로코’(로맨틱 코미디)에 치우치던 경향을 탈피해 최근엔 이색적인 소재를 다룬 웹소설이 드라마로 거듭나 눈길을 끈다.

KBS2는 네이버시리즈에서 연재한 장호 작가 웹소설 ‘저스티스’를 드라마로 옮겨 지난 17일부터 방영하고 있다. 복수를 위해 정의 대신 타락을 선택한 스타 변호사 이태경(최진혁 분)과 이에 맞서는 천재 검사 서연아(나나 분), 가족을 위해 스스로 악이 된 건설사 회장 송우용(손현주 분)이 펼치는 법정 미스터리물이다. 첫 시청률 6%대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원작 팬이라면 웹소설과 드라마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웹소설 ‘완벽한 쇼윈도’. 네이버시리즈 제공
웹소설 ‘완벽한 쇼윈도’. 네이버시리즈 제공
결혼하고도 자유롭게 살고 싶은 두 사람의 ‘계약결혼’을 소재로 한 로즈빈 작가의 ‘완벽한 쇼윈도’는 내년 방영을 목표로 드라마화를 진행하고 있다. 영상 사업에 뛰어든 네이버가 지난해 8월 설립한 ‘스튜디오N’을 통해 선보일 첫 번째 웹소설 원작 드라마다.

각종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작품성 있는 다양한 장르의 웹소설이 드라마의 저변을 넓히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정이안 작가의 ‘마더스’ 역시 스튜디오N에서 드라마로 제작된다. 30대 딸이 10대 엄마를 만나기 위해 과거로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미혼모·고아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삶을 조명한 원작이 드라마로 어떻게 옮겨질지 흥미를 끈다.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대형 웹소설 사이트가 생겨나며 시장 규모가 팽창했고, 이에 맞춰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면서 웹소설 드라마의 성공으로까지 이어진다. 2016년 KBS2에서 방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이 대표적인 사례다. 누적 조회수 5000만건을 기록한 이 웹소설은 박보검, 김유정 주연 드라마로 재탄생하면서 20%대 시청률과 높은 화제성을 잡았고, 드라마의 인기가 다시 원작으로 옮겨 오며 유료 보기 매출 월 5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tvN에서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 ‘진심이 닿다’, ‘그녀의 사생활’도 모두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그러나 검증된 웹소설이라도 드라마화 이후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원작의 명성을 흐리는 드라마도 나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웹소설이 상상의 장르라고 한다면 드라마는 보여 주는 장르다. 독자들이 상상으로 그렸던 것을 구현해 내는 정도에 따라 시청자 반응이 갈린다”며 “여기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얼마나 잘 녹여 내느냐가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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