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한복 의상을 믿은 것이 잘못이었다. 6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한고은(35)이 혹한과 싸우며 2010년을 출발했다. 2010년 새드라마로 가장 먼저 문을 연 KBS1 새 대하극 ‘명가’의 여주인공 ‘한단이’역으로 3일 2회 방영분부터 시청자들과 만났다. 봄여름에 촬영한 2004년 SBS ‘장길산’과 달리 ‘명가’는 한파와 폭설이 닥친 지난해 12월 중순 촬영에 들어갔다. 생각과 달리 한복의 맵시때문에 무한정 껴입을 수 없자 한고은은 “겨울 사극이 이럴 줄 알았다면…”이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겨울철 야외 촬영은 입으나 마나한 홑겹 의상은 물론이고 입깁이 나지 않기 위해 얼음을 물었다가 촬영해야 하는등 배우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성연기자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 한고은도 “제작발표회에서 양복을 입은 남자주인공 ‘국선’역을 맡은 차인표 선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촬영 때는 얼마나 껴입는지 알겠다”며 한복을 벗으니 몰라보게 날씬해진 선배 연기자에게 시샘반 부러움반의 시선을 보냈다.
고생한만큼 출발은 좋다. 초반 어린 ‘국선’(여진구)과 ‘한단’(문가영)의 인상적인 연기를 성인연기자들이 안정적으로 바통을 받은 ‘명가’는 1.2회 모두 무난히 두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며 순조롭게 테이프를 끊었다. KBS 대하사극이 지난해 9월 2TV ‘천추태후’ 이후 맥이 끊긴데다 올해부터 다시 1TV로 채널을 이동해 인지도가 낮다는 약점도 털어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2회 각각 12.5％와 11.9％를 기록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은희기자 ehk@sportsseoul.com
